'첫 공격부터 은가페 스파이크' KB 케이타, 51점에도 웃지 못했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1-18 21:33:35
[더스파이크=수원/이정원 기자] 51점을 올린 케이타는 대단했다. 하지만 팀은 승리하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은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2-25, 25-27, 25-20, 12-15)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KB손해보험은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OK금융그룹(승점 18점, 7승 1패)에 이어 2위(승점 17점, 6승 2패)에 위치했다.
KB손해보험 외국인 선수 노우모리 케이타의 활약은 이날도 빛났다. 51점, 공격 성공률 58%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케이타를 도와주는 국내 선수가 없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공격 점유율이 높은 팀이다. 케이타는 이날 경기 전까지 59.09%에 달하는 공격 점유율을 가지고 게임에 임했다. 물론 만 19세, 어린 나이이기에 체력에 자신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공격 점유율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세트 첫 공격부터 케이타는 자신이 좋아하는 프랑스 국가대표 은가페의 공격법으로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러셀이 서브에이스로 득점을 올리자, 자신도 곧바로 서브에이스로 맞불을 놨다. 이시몬을 상대로 한 강한 서브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3연속 서브에이스였다. 이시몬은 케이타의 서브를 하나도 받지 못했다. 이후에도 황택의는 케이타에게 계속 공을 올려줬다. 케이타는 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만약 리시브가 흔들려 케이타에게 공이 올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는 중앙과 윙스파이커도 활용했다.
케이타가 힘을 내니 국내 선수들도 터지기 시작했다. 경기 전 이상렬 감독은 "케이타가 잘해주고 있는 덕분에 국내 선수들도 자신감을 찾는 중이다”라면서 “지난 OK저축은행 전에선 (김)동민이도 잘 버텨줬다. 조금씩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역시 김정호가 케이타의 짐을 덜어줬다. 상대 추격이 이어지던 22-21에서는 추격 의지를 꺾는 득점까지 기록했다. 케이타는 1세트에만 11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87%에 달했다. 반면, 러셀은 3점에 그쳤다.
2세트에도 케이타의 득점 행진은 계속됐다. 쉽사리 뚫지 못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높이가 있는 황동일과 임성진까지 투입하며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힘을 썼다. 케이타는 이들의 높이 위에서 공격을 했지만, 국내 선수들이 막히기 시작했다. 모두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케이타는 2세트에도 11점, 공격 성공률 66%를 기록했다. 반면, 김정호-김동민은 3점, 2점을 올렸다. 그러나 공격 효율이 모두 마이너스였다(김정호 -100%, 김동민 -60%).
케이타만으론 주도권을 가져오기 힘들었다. 3세트 케이타가 득점을 올려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미비하니 경기를 풀 수가 없었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까지 케이타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들이 올린 득점은 김홍정의 속공 득점 1점이었다. 케이타가 폭발해도 리드는 가져오지 못했다. 그리고 케이타도 사람이다. 혼자 많은 공격을 책임지다 보니 공격 성공률은 물론이고 범실도 많아졌다. 1세트 3개, 2세트 2개를 기록했으나 3세트에는 5개의 범실을 범했다. 성공률 역시 63%까지 떨어졌고, 세트 마지막 공격도 조근호에게 막혔다.
그래도 케이타는 KB손해보험을 위해 힘을 냈다. 여전히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저조해도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연속 득점을 올리며 팀의 역전을 가져왔다. 연속 득점을 올리니 흥이 올랐다. 3세트에 안 보이던 세리머니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4세트에 12점을 올렸다. 범실도 단 두 개에 불과했다. 공격 점유율은 무려 86%였다.
5세트에도 황택의는 케이타만 찾았다. 대부분의 공이 케이타에게 올라갔다.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케이타는 자신의 있는 힘을 다해 공격을 다했다. 하지만 팀 승리는 이끌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막판 공격이 연이어 러셀에게 막혔다.
케이타는 51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하지만 케이타의 공격만으론 승리를 거둘 수 없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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