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 배구 더 보고 싶으시죠? 한국도로공사가 한 경기 더 쏩니다! [CH4]
- 여자프로배구 / 김천/김희수 / 2023-04-04 21:26:26
한국도로공사가 ‘봄 배구 좀비’로 거듭나고 있다. 싱겁게 끝날 것 같았던 챔피언결정전을 결국 5차전까지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가 4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22, 25-23)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동률로 만들었다. 1, 2세트에 잦은 범실로 고전하던 한국도로공사는 3세트부터 범실 억제에 성공하며 한결 수월한 경기를 펼쳤다. 4세트에는 역대급 수비 집중력으로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과 박정아는 각각 30점, 20점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함께 이끌었다. 문정원도 9점을 올리며 쏠쏠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흥국생명은 인천으로 원치 않는 복귀를 하게 됐다. 3세트 20점 이후의 집중력 싸움에서 무너지면서 패한 것이 타격이 컸다. 전위에서의 매치업을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면서 재미를 본 한국도로공사에 비해 점수가 났어야 할 상황에서 공격수들이 잦은 범실을 저지른 것도 뼈아팠다.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50점을 합작했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주요 기록]
흥국생명 김연경: 7점, 공격 성공률 41.67%, 서브 득점 1개, 블로킹 1개
한국도로공사: 범실 6개
치열하던 초반 흐름 속에서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기세를 올렸다. 4-4에서 옐레나의 서브 범실이 나왔고, 이후 이윤정의 블로킹과 박정아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터지며 7-4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흥국생명도 곧바로 받아쳤다. 김미연의 서브 차례에 김연경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7-7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9-9에서도 김연경이 연속 득점을 올리며 11-9 역전까지 성공했다. 김연경은 12-10에서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맹활약을 계속 이어갔다.
김연경의 활약은 세트 후반에도 계속됐다. 캣벨의 활약으로 역전을 허용한 18-19에서 절묘한 페인트로 다시 동점을 만든 김연경은 캣벨의 연타를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재역전까지 이끌었다. 이후 이예은의 서브를 한 번에 사이드 아웃한 흥국생명은 김미연의 연타 득점으로 1세트를 따냈다. 점수는 25-22였다.
2세트 경기 결과 – 한국도로공사 25 : 21 흥국생명 – 캣벨과 문정원의 반격
[주요 기록]
한국도로공사 캣벨: 8점, 공격 성공률 42.11%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3점, 공격 성공률 50%
1세트를 내준 한국도로공사는 2세트 초반 다시 힘을 냈다. 캣벨이 흥국생명 블로커들을 영리하게 이용하며 득점을 쌓았고, 7-5에서 다이렉트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캣벨은 김연경이 직선 코스를 틀어막자 무리한 대각 공격을 시도하다가 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흔들렸다. 역전을 허용할 위기에서 문정원이 나섰다. 9-9에서 상대 코트의 빈 공간을 정확하게 노리는 두 차례의 공격을 성공시키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로테이션이 돌아 다시 김연경이 후위로 물러나고 캣벨의 앞에 이원정 대신 들어온 김다솔이 위치하게 되자, 이윤정은 캣벨의 공격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캣벨은 숨통이 트였다는 듯 호쾌한 스파이크를 터뜨리며 다시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결국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다시 이원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공격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승기를 굳힌 한국도로공사는 배유나의 공격으로 2세트를 25-21로 따냈다.
3세트 경기 결과 – 한국도로공사 25 : 22 흥국생명 – 결국 관건은 집중력
[주요 기록]
한국도로공사: 범실 4개, 20점 이후 범실 0개
흥국생명: 범실 7개, 20점 이후 범실 2개
경기 내내 범실 관리에 어려움을 겪던 한국도로공사는 3세트 초반에도 범실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정대영의 서브 범실, 박정아와 캣벨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흥국생명에 3-7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화력으로 불안함을 찍어 눌렀다. 김연경의 오픈 공격을 정대영이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추격에 나선 한국도로공사는 캣벨, 문정원, 박정아가 돌아가며 득점포를 가동하며 다시 9-9 동점을 만들었고, 여기에 옐레나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1점 리드를 주고받으며 혈전을 벌였다. 흥국생명이 옐레나와 김연경의 득점으로 역전하자 한국도로공사도 배유나의 서브 득점으로 바로 동점을 만드는 등 양보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누가 쫓아가고, 누가 도망가냐의 차이였을 뿐 1점과 동점을 오가는 간격에는 변화가 없었다. 20점 이후에도 두 팀의 피 말리는 승부는 계속됐고, 이 승부의 결말을 정한 것은 범실이었다. 22-23에서 옐레나의 백어택이 비디오 판독 결과 범실로 판독되며 한국도로공사가 세트 포인트에 선착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마저 22-24에서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3세트를 내줬다.
[주요 기록]
블로킹: 한국도로공사 1개 – 흥국생명 5개
한국도로공사: 디그 성공 40개
4세트 초반, 이윤정이 캣벨의 공격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캣벨은 왼쪽 공격에서는 기대에 부응했지만, 오른쪽 공격에서는 김연경의 높이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씩 앞서가던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캣벨의 오른쪽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10점에 선착했고, 김연경은 박정아의 오른쪽 오픈 공격도 가로막으며 계속 기세를 올렸다. 한국도로공사는 김연경이 전위에 위치하는 로테이션을 쉽게 돌리지 못했다. 날개 공격수들이 높이에 고전하며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통곡의 벽’은 계속해서 한국도로공사 날개 공격수들을 괴롭혔다. 특히 비교적 타점이 낮은 문정원 쪽에서의 공격이 여의치 않았다. 계속해서 밀리던 한국도로공사는 16-19에서 원 포인트 서버 이예은이 좋은 서브를 넣었지만, 전새얀 쪽에서 해결이 되지 않으며 절호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세트 후반 최후의 반격을 시도했다. 18-22에서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20-22까지 추격했고, 배유나가 결정적인 공격 득점을 터뜨리며 1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이후 한국도로공사는 극한의 수비 집중력으로 흥국생명의 모든 공격을 받아쳤고, 또 한 번 배유나가 해결사로 나서며 마침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최후의 랠리에서 캣벨의 왼손 직선 공격이 터지며 기적적인 역전에 성공한 한국도로공사는 마무리까지 캣벨의 직선 공격으로 지으며 역대급 승리를 완성했다.
사진_김천/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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