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갈수록 강해질 것” 신영철 감독이 들려주는 우리카드의 A to Z [단양 프리시즌]

남자프로배구 / 단양/김희수 / 2023-09-18 21: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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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이의 포지션부터 한태준의 백B 패스까지, 신영철 감독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우리카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친절하게 소개했다.

우리카드는 17일부터 21일까지 단양 국민체육센터에서 치러지는 2023 프리시즌 남자프로배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17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세트스코어 4-0 승리를, 18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2-2 무승부를 거둔 우리카드는 19일에는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이후 20일에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1일 한국전력과의 경기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감할 예정이다.

18일의 모든 일정이 종료된 뒤, 신영철 감독과 숙소 로비에서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신 감독은 “이번 시즌은 오재성을 제외한 모든 선수 구성과 시스템이 바뀌는 시즌이다. 새로운 구성을 만드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구미에서의 컵대회와 이번 프리시즌 대회를 통해서도 계속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정신없는 비시즌을 보내고 있음을 먼저 전했다.

이번 프리시즌 대회에서 우리카드의 두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과 잇세이 오타케는 각각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으로 출전하고 있다. 구미에서의 컵대회 당시 신 감독이 밝혔던 구상(마테이의 아포짓 기용 + 잇세이의 미들블로커 기용)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신 감독은 “연습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들이 있었다. 마테이는 아포짓 자리에서 타점 잡는 걸 생각보다 어려워했고, 잇세이는 리딩은 좋은데 속공 스윙이 다소 아쉬웠다. 그래서 두 선수에게 맞는 옷을 입혀주기 위해 구상을 바꿨다”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이렇게 경기에 나설 경우 역시 마테이의 리시브가 불안 요소다. 신 감독 역시 그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마테이의 리시브는 현재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대로 가면 상대팀 서버들의 목적타 대상이 된다. 옆에 붙어서 리시브의 원리부터 설명하면서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다”며 예상되는 문제에 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신 감독이 이번 비시즌 동안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토탈 배구’의 구현을 위한 기술력 향상이다. 그는 “우리 팀 구성상 한 선수에게 점유율이 쏠리는 배구보다는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배구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브와 리시브, 그리고 선수들의 공을 다루는 능력이 중요하다. 족집게 과외를 하듯 선수들에게 기술 하나하나를 주입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신 감독이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추가와 수정을 하는 데 유독 공을 들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한태준·이상현·이강원·김지한이 그들이다. 먼저 한태준에 대해 신 감독은 “고교~대학 수준을 기준으로 하면 (한)태준이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선수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태준이처럼 키가 작은 선수는 블록 빼고 모든 걸 잘 해야 한다. 아직은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다. 다만 워낙 열심히 배우고 있고 또 배운 것들을 적극적으로 써보려고 하는 선수라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한태준을 뽑으며 “한선수나 황승빈도 백B 패스를 어려워한다. 한태준에게 그걸 시켜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태준이에게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 이전에 언급했던 백B 패스도 그 중 하나다. 지금 태준이에게 그게 무리라는 걸 알지만 결국 최상위 레벨에 올라서려면 갖춰야 하는 무기기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다. 오늘 경기(18일 KB손해보험전)에서도 태준이에게 ‘세터는 경기를 이길 수 있게 전체적으로 끌고 가는 역할을 해야지 공을 보고 쫓아다니는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 경기와 팀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는 갖춰야 하는 부분”이라며 한태준을 아끼는 만큼 혹독하게 가르치고 있음을 전했다.

한편 신 감독은 이상현과 이강원, 김지한의 경우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상현이는 팔꿈치가 꺾인 상태로 팔을 뒤로 빼면서 스윙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최고 타점에서 속공을 때리기가 어렵다. 또 몸의 중심이 너무 뒤로 쏠려 있어서 공격 이후 떨어지는 공에 대한 후속 수비 동작이 좀 늦는 편이다. 당장은 상현이가 수정하는 걸 어려워하지만 의지를 가지고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이상현의 속공에 대한 피드백을 들려줬다.

 

이강원과 김지한에 대해서도 신 감독은 “(이)강원이 같은 경우 정말 열심히 하기 때문에 많이 아끼는 선수다. 다만 공을 짊어지고 때리는 습관이 너무 오래 전부터 들어 있다. 그렇게 때리면 볼을 끝까지 보기도 어렵고 공격 각도도 좁아진다. 기본기도 이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주전으로 나서기까지는 아직 부족하다. (김)지한이의 경우 이번 시즌이 관건이다. 이번 시즌에도 증명하지 못하면 이대로 정체할 수도 있다. 시키면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다만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하는 요령은 부족하다. 이 요령을 키워야 좋은 선수가 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주고 싶다”며 꼼꼼한 지적을 이어갔다. 세 선수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지적들이었다.

‘새판 짜기’의 대가인 신 감독에게 남은 비시즌 동안 추가적인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지도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 감독은 “늘 변화에는 열려 있다. 다만 이제는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 김지한처럼 어떤 제안이 와도 사실상 내줄 수 없는 선수들도 있다. 이미 그동안의 행보들로 우리 팀이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은 만들어졌다고 본다. 다만 타 팀과 서로 기회를 주기 어려운 선수들에게 길을 터주는 후보 선수끼리의 트레이드는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감독은 우리카드의 우승을 열망하고 있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을 위해 선수들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승을 선물해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 앞으로 우리카드는 가면 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아직 시간이 조금은 필요하지만, 그래도 목표는 우승이다. 좋은 플레이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항상 감사드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팬들과 팀은 물론, 배구라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신 감독의 애정과 열정이 한껏 묻어나오는 인터뷰였다.

사진_단양/박진이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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