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도, 발목 통증도, 장염도 막을 수 없었던 한국전력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희수 / 2023-03-09 21:25:37
권영민 감독이 전해준 한국전력 선수들의 몸 상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간절함은 신체적 고통을 초월했다.
한국전력이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1, 25-20, 25-22)으로 꺾었다. 봄배구 진출을 위해 승점 3점이 절실했던 한국전력은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리카드를 다시 승점 3점 차로 추격했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팀 내 최다인 16점을 올렸고, 서재덕과 임성진이 각각 14점, 9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값진 승리를 거둔 권영민 감독은 “우선 전광인이 부상을 당해서 마음이 쓰인다. 서재덕과 전광인이 정말 친한데, 서재덕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전광인이 빨리 쾌유해서 경기에 임할 수 있길 바란다. 경기에서는 승리해서 기분이 좋다.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경기 소감과 함께 전광인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어서 권 감독은 “하승우는 감기 몸살, 타이스는 장염으로 고생했다. 신영석도 발목이 안 좋다. 신영석은 고질적인 통증이지만, 타이스와 하승우는 갑작스러운 문제였다. 타이스는 운동도 전혀 못했다. 그럼에도 모두가 제 역할을 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몸 상태에 대해 들려줬다.
지치고 아픈 선수들에게 이번 셧아웃 승리는 든든한 보약이 됐다. 권 감독은 “우선 이번 경기를 3-0으로 이겼기 때문에 체력을 조금 아낄 수 있을 거다. 이 경기를 졌다면 다음 경기가 더 부담스러웠을 텐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승리를 거둬서 다행이다. 이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다음 경기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감독은 “자력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한다. 우리카드가 져서 우리가 올라가는 상황은 싫다. 힘든 상황이지만, 이겨내야지 어떡하겠나. 이 상황을 이겨내야 자신감이 더 붙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잘 이겨내 보겠다”며 봄배구를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패장 최태웅 감독은 “경기가 시작한 뒤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아쉬운 경기였다. 정신적으로 조금 나태해지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의 정신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3세트의 대규모 선수 변화에 대해서도 최 감독은 “우리가 구상을 했던 것들을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힘 싸움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선수 구성을 바꿨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이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내일(10일)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승점을 1점이라도 획득하면 정규시즌 우승팀은 대한항공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최 감독은 그런 것들에 신경쓸 겨를이 없어보였다. 남은 시즌의 계획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최 감독은 “현재로서는 그런 생각보다는 전광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앞선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답했다. 최 감독은 전광인의 상태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 병원에서 MRI를 촬영 중인 것 같다. 현재로서는 아는 바가 없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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