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 첫 승 실패한 오기노 감독 “레오가 우리 팀에 남았다면? 가정일 뿐, 모르겠다”
-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희수 / 2025-02-13 21:20:27
오기노 감독이 레오에 대한 직격 질문에도 덤덤하게 답변했다.
OK저축은행이 1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0-3(20-25, 23-25, 21-25)으로 패했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승점을 1점도 얻지 못한 OK저축은행은 이번 경기에서도 완패하며 천적 관계 극복에 실패했다.
패장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경기 전날 연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KB손해보험전 이후 선수들에게 다음 경기에서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선발로 나설 거라고 미리 예고하기도 했다. 또한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에 기대하는 부분도 있었다. 다만 경기에 들어갈 때 분위기가 약간 처져 있었던 것 같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멘탈적으로 현대캐피탈에 약간 눌린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라인업 대격변의 이유와 경기 전반에 대한 평가를 먼저 들려줬다.
이날 OK저축은행의 서버들은 대체로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향한 서브 공략을 잘 해냈다. 그러나 정작 레오의 리시브 효율 자체는 오히려 높게 나온 경기였다. 이에 대해 오기노 감독은 “레오에게 서브를 구사하고 블로킹과 수비로 받아치는 시스템 자체는 지난 경기보다는 잘 들어맞았고, 그래서 레오의 공격 성공률은 많이 낮췄다고 생각한다. 리시브 효율이 잘 나오는 부분의 경우, 레오가 지금 공격 점유율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리시브에 조금은 집중할 수 있는 팀적인 상황이 작용한다고 본다. 어쨌든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리는 데는 성공했다. 우리의 서브 공략을 돌아보자면 스파이크 서버들의 범실이 좀 많았다. 하지만 따로 사인을 내진 않았다. 반면 플로터 서버들의 공략은 좋았다”며 나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오기노 감독은 경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사이드 공격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경기 같은 경우 사이드 공격이 막히면서 파이프까지 말렸다. 이민규가 고민스러웠을 것이다. 연습 때부터 하마다 쇼타(등록명 쇼타)와 공격수들의 호흡이 좀 좋지 않아서 이민규를 기용했고, 쇼타도 밖에서 이민규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또 이번 경기에서 우리의 리시브가 굉장히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리바운드 플레이와 페인트가 경기 중반에는 잘 통했다. 그러나 후반부에는 다시 공격수들의 경기력이 저점으로 향해버렸다”며 불안했던 날개 공격과 공격수들의 기복 문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기노 감독은 직격 질문도 하나를 받아야 했다. 레오가 팀에 남았더라면 지금보다 좋은 성적이 났을 것 같냐는 내용이었다. 그는 “레오와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많이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레오 말고도 수준이 높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그래서 레오가 공격을 편안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레오도 훌륭한 선수지만, 허수봉-황승빈-미들블로커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레오가 우리 팀에 남아 있었다면 더 잘했을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건 가정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격 패턴이 단순화되는 상황을 피해야 더 나은 미래를 구상할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확고히 했다.
오기노 감독은 “1-2-3년차에 맞는 플랜들이 있다. 이번 시즌은 이미 어려워졌지만, 우리의 배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시즌 마지막까지 보여주고자 한다”며 잔여 시즌 동안에도 OK저축은행다운 배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그가 보여줄 남은 경기에서의 전략과 전술은 무엇일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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