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인정 감독이 발견한 희망 “박현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줬다”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2-27 21:18:08
경기에서는 졌지만, 나름의 수확은 있었다. 후인정 감독 역시 그 부분을 짚고 넘어갔다.
KB손해보험이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0-3(22-25, 18-25, 23-25) 패배를 당했다. 3일 전 3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셧아웃 패배를 당했던 KB손해보험은 이번에도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공수 양면에서 우리카드와는 꽤 격차가 있었다. 특히 블로킹에서 6-15로 압도당한 것이 뼈아팠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와 홍상혁이 각각 13점을 올렸고 한국민은 3개의 블로킹을 잡아냈지만 팀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패장 후인정 감독은 먼저 황승빈의 부재 속 함께 코트를 밟은 신승훈과 박현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후 감독은 “박현빈은 오랜만에 경기장에 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줘서 기쁘다. 반면 신승훈은 선발 출전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비예나의 저조했던 공격력 역시 후 감독은 두 젊은 세터와 연관 지어 설명했다. 그는 “비예나와 신승훈의 호흡이 조금 좋지 않았다. 특히 경기 시작 전에 리시브가 됐을 때는 패스를 빠르게, 수비 상황에서는 높게 쏘자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신승훈이 볼 배분을 반대로 가져갔다. 반대로 박현빈은 비예나와 잘 맞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박현빈의 훈련 참여 정도를 더 높일 것”이라며 신승훈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과 박현빈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드러냈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유독 어택 커버나 콜 플레이의 부재 같은 자잘한 실수에 시달렸다. 후 감독은 그 원인으로 부담감을 꼽았다. 그는 “경기를 계속 지다보니 선수들이 부담감을 좀 갖는 것 같고, 이번 경기에서는 황승빈이 빠지면서 그 부담감이 더 커진 것 같다. 상대의 서브나 수비도 좋다 보니 한 번에 점수가 나야 할 공들이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선수들이 버벅거리면서 잔실수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우리카드는 4연승을 달렸다. 김지한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면서 17점을 터뜨렸고,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은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20점을 책임지며 제몫을 했다. 이상현 역시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최근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023년의 마지막 홈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한 우리카드였다.
승장 신영철 감독은 “매 세트마다 3~4개 정도의 실수가 나왔다. 2점짜리 점수에서 실수가 많았다. 한태준의 경기 운영도 아쉬웠다. 하지만 마테이의 공격 성공률이 높지 않을 때 김지한이 잘해줬고, 이상현의 블로킹도 좋았다”며 전반적인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상현에 대해서는 “원래 높이와 공격력이 좋은 선수다. 최근에는 서브도 좋아졌다. 다만 연결에서는 아직 배울 부분이 많다.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격려를 덧붙였다.
신 감독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교만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무너질 것이다. 감독인 나도 선수들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고, 선수들 역시 프로인 만큼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방심은 금물임을 역설했다.
한편 신 감독은 이상현의 맹활약으로 출전 기회가 줄어든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의 활용 방안 변경을 시사했다. 그는 “잇세이가 1라운드에는 제 역할을 잘해줬지만, 이상현과 박준혁의 경기력이 올라왔고 김재휘도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미들블로커보다는 아포짓으로 나서게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아포짓 위주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미들블로커로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지금 주전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백업 아포짓으로 대기를 해야 하고, 이승원과 함께 더블 스위치를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며 잇세이의 자리를 다시 아포짓으로 옮길 것임을 밝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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