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만 2명’ 여자배구 2000년대생 세터들이 온다
- 여자프로배구 / 인천/이보미 / 2023-12-20 21:14:14
여자 프로배구 코트에 2000년생 세터들이 오르고 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현대건설의 3-1(23-25, 25-23, 25-16, 25-20) 승리였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24점을 터뜨린 가운데 양효진과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도 15, 14점을 선사하며 팀 연승을 이끌었다.
양 팀 세터들의 맞대결도 흥미진진했다. 먼저 현대건설은 주전 세터 김다인이 독감으로 결장하면서 프로 2년차 김사랑을 선발로 기용했다. 뒤에는 이나연이 있었다. 흥국생명은 먼저 이원정을 기용했지만, 박혜진을 교체 투입했다.
현대건설의 파격 선발이었다. 김사랑은 2022-23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173cm 세터로 이날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이었다. 2022-23시즌에는 7경기 14세트 출전 기록을 남겼고, 최근에는 김다인과 아포짓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더블 스위치로 교체 투입되곤 했다.
경기 전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사랑이가 하루 정도 같이 준비를 했다. 최근 2경기 교체로 들어갔을 때 사랑이가 들어가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혼자 다 끌고 가기는 힘들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해가며 풀어갈 생각이다”면서 “아직 스피드나 움직임이 빠르지는 않지만 안정적이다. 속공 타이밍도 좋고, 세터로서 안정적인 토스를 잘한다. 기회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평을 내렸다.
이날 김사랑은 3세트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1, 2세트 세트 성공률은 각각 47.06%, 46.88%로 준수했다. 모마만 바라보지도 않았다. 2세트까지 모마의 공격 점유율은 32.89%, 위파위와 정지윤이 각각 21.05%와 19.74%, 양효진 15.79%로 고른 분배를 보였다.
이후에도 김사랑은 코트를 지켰다. 프로 데뷔 첫 선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건설은 1998년생의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과 더불어 김사랑까지 선수 활용 폭이 넓어졌다.
2002년생 박혜진은 177cm 장신 세터다. 2020-21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흥국생명 지명을 받았다. 2021-22시즌에는 29경기 96세트 출전하며 기회를 얻었지만, 2022-23시즌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 아웃됐다. 마침내 지난 12월 14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선발 기회를 얻었다. 17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시즌 초반 꾸준히 코트를 밟았던 2000년생 이원정, 1997년생 김다솔에 이어 박혜진까지 주전 세터 경쟁에 가세한 셈이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앞서 3명의 세터에 대해 “원정이가 지금까지 잘해주기도 했지만 무릎 통증이 있다. 적절한 시기에 혜진이가 복귀를 했다. 혜진이는 제일 어리고 키가 크다. 신체 조건이 좋다. 다솔이는 교체로 들어가면 분위기 면에서 많이 도와준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아울러 “여러 세터를 기용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조만간 세터 1명으로 결정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날도 흥국생명은 이원정, 박혜진을 번갈아 투입하면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흐름을 가져오지는 못했다. 시즌 첫 연패이자 4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뿐만 아니다. 페퍼저축은행도 최근 2003년생의 177cm 세터 박사랑을 선발로 기용 중이다. 프로 3년차 박사랑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첫 주전 세터로 자리 잡은 2001년생 김지원은 물론 신인 세터인 2005년생 이윤신까지 교체 자원으로 활용 중이다.
정관장은 2001년생 안예림을 백업 세터로 기용 중이고, 한국도로공사도 올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2004년생 박은지를 적극 활용 중이다. 주전 이윤정이 시즌 직전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남자배구에서는 2004년생의 프로 2년차 세터인 우리카드 한태준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자배구 코트에도 2000년대생 세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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