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믿고 갈 수 있겠어?" 러셀을 향한 장병철 감독의 분노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2-22 21: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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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의정부/이정원 기자] 러셀의 기복은 여전히 문제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22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KB손해보험과 경기 1세트 작전 타임 때 러셀을 향해 강한 한 마디를 남겼다. "야, 너 믿고 갈 수 있겠어. 지금 너 믿고 가고 있는데."

 

러셀은 올 시즌 패턴이 비슷하다. 경기 초반 못 하다가, 경기 후반에 들어서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 후 기록은 괜찮을지 몰라도 초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외인이 기복있는 활약을 펼치면 경기의 향방을 알 수 없다. 

 

이날도 러셀은 똑같았다. 1세트에 단 한 번의 공격도 성공하지 못했다. 케이타의 공격을 두 번 막으며 블로킹 2점을 기록했을 뿐, 공격 성공률은 0%였다. 그러자 장병철 감독은 19-20에서 작전 타임을 불렀다. 

 

그리고 러셀에게 "야, 너 믿고 갈 수 있겠어. 지금 너 믿고 가고 있는데. 잘 해봐. 러셀 믿고 가보자"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셀은 1세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러셀의 1세트 최종 기록은 2점, 공격 성공률 0%-공격 득점 0점이었다. 케이타가 1세트에 7점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러셀은 2세트 1-3에서 이날 첫 공격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리시브가 흔들렸다. 1세트부터 흔들렸지만 2세트 3-5에서 케이타에게 또 한 번의 서브에이스를 내주자 장병철 감독은 곧바로 임성진과 교체했다. 휴식을 취한 후 러셀은 다시 나왔다. 이후 공격 득점 2점을 올렸지만 팀을 승리로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러셀을 3세트 박철우를 대신해 아포짓 스파이커로 출전했다. 리시브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지 3세트 초반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범실을 줄어들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범실이 나오는 건 여전히 크게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이후 중반 다시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결국 장병철 감독은 10-17에서 작전 타임을 부른 뒤 세터 김광국을 향해 "경기 져도 돼, 러셀한테 다 줘. 러셀 한 번 해봐"라고 말했다. 작전 타임 후 러셀은 연속 공격 득점을 올렸다. 12-18에서는 연속 서브에이스까지 나왔다. 하지만 팀 승리와는 연결되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에 0-3(21-25, 19-25, 19-25)으로 완패했다. 

 

러셀은 이날 경기 17점 중에 12점을 3세트에 올렸다. 러셀이 경기 초반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국전력도 반등을 이룩할 수 없다.

 

경기 후 장병철 감독도 "외국인 선수 리듬이 워낙 안 좋았다. 러셀이 살아야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3세트 러셀에게 몰아준 게 효과가 있는지는 다음 경기에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러셀의 세트 기복은 올 시즌 막바지까지 장병철 감독과 한국전력이 안고 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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