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정규우승] 대한항공 임동혁의 성장과 믿음 그리고 우승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03-29 20: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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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장충/강예진 기자] 임동혁의 성장과 우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대한항공은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우리카드전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8-2019시즌 이후 3년만에 트로피를 되찾은 것.

 

위기는 분명 존재했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했던 안드레스 비예나(28)의 몸상태가 성치 못했다. 비시즌 동안 스페인 국가대표 일정을 소화하고 국내로 복귀했지만 코트를 지킨 시간보다 비운 시간이 더 많았다. 2019-2020시즌 득점 1위, 공격 1위, 서브 2위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산틸리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비예나의 회복을 천천히 기다렸다. 그럴 수 있던 이유엔 임동혁이 자리한다. 산틸리 감독은 “본인만의 재능이 있고, 기술이 있다. 팀의 미래가 될 선수”라며 임동혁을 치켜세웠다. 

 

사실 임동혁은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때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산틸리 감독의 굳건한 믿음 아래 임동혁은 훨훨 날았다. 팀 내 가장 많은 98점(공격 성공률 53.16%)을 올렸고, MIP를 수상했다.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운 비예나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웠다.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복귀 시기가 불투명진 비예나는 중도하차했다. 임동혁은 3라운드부터 꾸준히 코트에 섰다. 새 외인이 오기 전까지 한 라운드를 오롯이 책임졌다. 올 시즌 최다 6연승, 그리고 1위 탈환과 수성까지. 임동혁이 큰 공을 세웠다.

 

최다 득점을 세 번이나 갈아치웠다. 12월 6일 한국전력 경기서 29점, 12월 12일 KB손해보험전서 30점 그리고 1월 6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32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클러치 상황에서 보여주는 그의 과감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임동혁이 온전히 뛰었던 3라운드를 기준으로 봤을 때 득점 2위다. KB손해보험 케이타가 3라운드에만 227점을 올렸고, 임동혁이 162점으로 뒤를 잇는다. 타팀 외국인 선수(알렉스 122점, 펠리페 115점, 러셀 114점, 다우디 89점)를 능가하는 수치다. 

 

대체외인 요스바니의 합류 후 출전 시간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팀이 흔들리거나, 교체로 투입될 때면 제 몫을 십분 발휘한다. 올 시즌 31경기 117경기에 출전하며 477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산틸리 감독은 “아직은 어린나무지만 장차 팀의 미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그만큼 그를 믿는다. 임동혁은 중요한 순간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분명 나아지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팀 동료들 역시 임동혁의 성장에 박수를 친다. 주장 한선수는 “동혁이는 타점도 있고, 힘도 있다. 유연함, 센스만 갖추면 외인급 선수가 될 것”이라 말했고, 정지석은 “동혁이가 외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고,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선수”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우승과 임동혁의 성장.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2017-2018시즌 1라운드 6순위로 팀에 입단한 임동혁은 프로 4년차서 드디어 빛나고 있다. 여전한 팀의 막내지만 든든한 선수로 자리매김한 임동혁의 성장 곡선에 대한항공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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