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왕조의 탄생까지, 이제 1승 남았습니다 [CH2]
- 남자프로배구 / 인천/김희수 / 2023-04-01 20:47:50
대한항공이 인천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또 한 번의 통합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 왕조’의 탄생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항공이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0, 25-22, 25-22)으로 완파하고 2승째를 챙겼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활약이 대단했다. 경기 최다인 24점을 터뜨렸고, 서브 득점도 3점을 올리며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지석과 곽승석도 20점을 합작하며 링컨의 뒤를 받쳤다. 이제 통합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대한항공은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천안으로 향한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 카메호(등록명 오레올)의 부진이 뼈아팠다. 6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공격 성공률도 15%로 저조했다. 전광인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할 이시우와 홍동선은 불안한 리시브와 연결로 인해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역대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리버스 스윕으로 우승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0/8). 천안에서 기적을 노려야 하는 현대캐피탈이다.
1세트 경기 결과 – 대한항공 25 : 20 현대캐피탈 – 한 번의 슈퍼 플레이가 갖는 힘
[주요 기록]
팀 공격 성공률: 대한항공 53.57% - 현대캐피탈 34.78%
대한항공 조재영: 14-12에서 4연속 서브
1세트 초반, 양 팀의 서버들이 서로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고 잦은 범실을 저질렀다. 조재영, 홍동선, 링컨, 허수봉이 연달아 서브 범실로 물러났다. 다소 소강 상태였던 경기에 한선수와 정지석의 엄청난 플레이가 불을 지폈다. 7-7에서 이시우의 서브에 정지석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공이 대한항공 벤치 쪽으로 향하자, 한선수는 다급하게 코칭스태프들을 비키게 한 뒤 가까스로 2단을 연결했다. 이 공을 정지석이 호쾌한 스파이크로 마무리하며 대한항공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타올랐다.
조금씩 점수 차를 벌려나가던 대한항공은 조재영의 서브 차례에 굳히기에 들어갔다. 14-12에서 서브 라인에 선 조재영은 연달아 날카로운 서브를 구사하며 현대캐피탈의 리시버들을 괴롭혔고, 이에 힘입어 김규민의 블로킹과 링컨의 퀵오픈, 허수봉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17-12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곽승석의 퀵오픈으로 20점에 선착한 대한항공은 계속해서 리드를 지켰고, 조재영의 속공으로 25점째를 만들며 25-20으로 1세트를 따냈다.
[주요 기록]
대한항공 조재영: 디그 성공률 100%, 세트 성공률 50%, 서브 6회 구사, 서브 범실 0개
2세트 출발은 현대캐피탈이 좋았다. 오레올과 허수봉의 연속 득점으로 산뜻하게 포문을 열었고, 홍동선 대신 선발로 나선 박상하도 날카로운 속공을 구사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링컨을 앞세워 곧바로 분위기를 바꿨다. 링컨은 2-4에서 퀵오픈과 서브 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연달아 묵직한 서브로 현대캐피탈의 리시버들을 흔들며 6-4 역전에 기여했다. 링컨이 활약하자 오레올도 응수했다. 9-12에서 서브 라인에 선 오레올은 폭발적인 서브로 팀의 3연속 득점을 견인하며 2세트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접전 양상에서 조재영의 집중력이 빛났다. 서로의 공격이 수비와 블로킹에 걸리며 혼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조재영의 두 차례의 어택 커버가 링컨과 곽승석의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흐름이 대한항공 쪽으로 넘어간 것. 조재영은 21-19에서는 깔끔한 세트로 곽승석의 득점을 만들며 ‘세터 본능’을 뽐내기도 했고, 직후에는 날카로운 서브로 이시우를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김규민의 속공 득점에 기여하기도 했다. 조재영의 보이지 않는 활약 속에 꾸준히 리드를 지킨 대한항공은 허수봉의 서브 범실과 함께 25-22로 2세트도 승리했다.
[주요 기록]
12-12에서 박상하 속공에 대한 정지석의 수비수 터치 여부 비디오 판독 진행: 판독 불가
대한항공 링컨: 12-12 비디오 판독 이후 서브 득점 1개 포함 5점
현대캐피탈 허수봉: 20점 이후 범실 2개
3세트 초반, 현대캐피탈이 이날 경기 중 가장 좋은 흐름을 탔다. 5-5에서 허수봉의 오픈 공격, 최민호의 블로킹이 연달아 나왔고 여기에 3세트 선발로 나선 김선호의 직선 공격까지 터지며 8-5로 치고 나갔다. 현대캐피탈의 근소한 우세가 이어지던 도중, 논란의 비디오 판독 결과가 나왔다. 12-12에서 박상하의 속공이 정지석의 손을 맞고 나갔다는 최초 판정에 대해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긴 판독 끝에 결과가 판독 불가로 나오자 대한항공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일제히 항의했다.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판독 이후 링컨을 앞세워 더욱 거세게 현대캐피탈을 밀어붙였지만, 현대캐피탈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 리드를 지켰다. 허수봉이 날카로운 백어택을 연달아 터뜨렸고, 박상하의 속공도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이 1점 달아나면 대한항공이 곧바로 추격하는 양상이 계속 이어진 가운데, 판독 이후 계속해서 흥분해 있던 링컨이 19-20에서 분노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허수봉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역전까지 성공한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허수봉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매치포인트를 만들었고, 최민호의 속공 범실이 나오며 25-22로 3세트를 끝냈다. 기분 좋은 천안행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