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놀아라" 수장의 바람, KB손보 선수단은 승리로 대답했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2-22 20:32:50
[더스파이크=의정부/이정원 기자] KB손해보험은 22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경기 전 이상렬 감독은 "지금은 즐겁게 놀아야 한다"라고 했는데 그 바람을 선수들이 제대로 수행해 줬다. 선수들은 재밌게 경기를 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KB손해보험은 3연패에 빠져 있었다. 1, 2라운드 상대 팀을 흔들던 흥이 3라운드 들어서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 다섯 경기 1승 4패, 3연패에 빠져 있는 KB손해보험이다.
연패에 빠져 있으면 서두르기 마련이지만 이상렬 감독은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 강훈련을 하며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보다는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옆에서 파이팅을 넣어준다.
경기 전 만난 이상렬 감독은 "긍정적 마인드를 심어주려 한다. 3위도 잘 하는 것이다. 선수들을 윽박지르기보다는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초반 상승세를 탔을 때 선수들이 너무 많은 힘을 썼다. 힘을 배분해서 써야 되는데, 한꺼번에 힘을 쓰다 보니 지금은 다시 힘을 보충하는 중이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6라운드까지 생각한다면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길게 봐야 한다. 지금은 즐겁게 놀아야 한다. 걱정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덜 받게 노력하고 있다." 이상렬 감독의 말이다.
이상렬 감독의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패배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아라'다. 과연 KB손해보험 선수단은 이상렬 감독의 바람을 이행해줬을까.
1세트는 어느 정도 이행해줬다. 초반 6-0으로 앞서 나갈 정도로 힘을 냈고, 잠시 역전을 당한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공격 성공률은 38%로 저조했지만 케이타가 한 방을 해줘야 할 때는 한방을 책임져줬다. 결국 21-21에서 밀리지 않은 KB손해보험은 연속 4점을 따내며 1세트를 가져왔다. 러셀을 공격 득점 무득점으로 묶은 것도 1세트를 가져온 승인이었다.
1세트 승리는 2세트를 맞는 KB손해보험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줬다.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에서 상대를 융단폭격했다. 초반에 케이타가 서브에이스로 러셀을 흔들더니 10점 이후부터는 김정호의 서브가 터졌다. 김정호는 2세트 중반 이미 4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강력한 서브의 위력을 보여줬다.
박철우의 공격도 정동근이 막아내면서 후반 분위기는 KB손해보험으로 넘어갔다. 2세트도 쉽게 가져왔다.
1, 2세트 승리의 흥이 3세트에도 이어졌다. 화려한 서브와 고공 공격은 여전히 상대에게 위압감을 줬다. 김정호는 3세트 1-0에서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역대 개인 한 경기 서브에이스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3세트에도 쾌조의 분위기를 이어간 KB손해보험은 세트스코어 3-0(25-21, 25-19, 25-19)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2위 도약이다.
이날 경기는 3연패 탈출과 더불어 선수들의 사기가 다시 올라왔다는 게 고무적인 부분이다. 케이타가 22점, 김정호가 18점을 올렸다. 특히 김정호는 서브에이스 5개를 기록했다.
케이타는 최근 세 경기에서 흥을 다시 보였고, 김정호-정동근 윙스파이커 라인도 제 몫을 든든히 했다. 세터 황택의도 리시브 안정 덕분에 자신의 흐름대로 패스를 펼쳤고, 리베로 김도훈 역시 안정감 있는 리시브로 힘을 보탰다.
선수들의 기가 살아나길 바랐던 이상렬 감독의 바람이 이루어진 채 이날 경기는 마무리됐다.
3연패라는 한차례 위기를 겪은 뒤 다시 재도약을 노리는 KB손해보험은 26일 OK금융그룹과 경기를 통해 2연승과 동시에 2위 굳히기에 나선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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