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후인정 감독의 MB 고민, 결국 트레이드 선언까지 이어지다 [도드람컵]
- 남자프로배구 / 구미/김희수 / 2023-08-08 18:58:06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외부 영입을 통한 미들블로커 보강을 노리고 있음을 선언했다. 비시즌을 뜨겁게 달굴 수도 있는 이슈다.
KB손해보험이 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예선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0-3(19-25, 19-25, 19-25)으로 완패했다. 첫 경기였던 OK금융그룹전에서도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KB손해보험은 이번 경기에서도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우선 범실 관리에 또 한 번 실패했다. 오히려 OK금융그룹전보다 3개 늘어난 29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선발 세터로 나선 신승훈도 기복이 있는 모습이었고, 황경민 역시 33.33%의 공격 성공률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미들블로커들의 부진은 빼놓을 수 없는 패인이었다. KB손해보험은 한국민-우상조의 미들블로커 조합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우상조는 이날 무득점에 묶였고, 한국민 역시 2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특히 한국민의 이날 경기력은 직전 경기에서 아포짓으로 나서 15점을 터뜨렸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두 선수를 대체할 다른 미들블로커들의 활약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홍정과 최요한 역시 각각 2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날 KB손해보험의 미들블로커 4명은 도합 6점·블로킹 득점 1점·유효 블록 4개·범실 6개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도합 11점·블로킹 득점 3점·유효 블록 6개를 합작한 우리카드의 최석기-박준혁 듀오와 비교되는 성적표였다.
KB손해보험이 6개 구단과 모두 대화를 나눠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실제로 KB손해보험에 미들블로커를 내줄 수 있을 정도로 미들블로커 자원이 여유 있는 팀은 한정돼 있다. 김규민·김민재·이수황·조재영·진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이나, 박찬웅·신영석·조근호·박철우·정성환·안우재를 보유한 한국전력 정도가 미들블로커 자원을 내줄 수 있는 팀들이다. 이날 맞대결 상대였던 우리카드도 김완종·김재휘·이상현·박준혁·박진우·최석기까지 많은 수의 미들블로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니다. KB손해보험은 결국 다른 포지션의 선수 혹은 신인선수 드래프트 지명권을 희생해야 미들블로커를 보강할 수 있다. 자칫 제대로 된 협상을 하지 못하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상기한 세 팀 중 KB손해보험에 원하는 카드가 있는 팀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트레이드라는 것은 결국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기에, 세 팀이 원하는 카드를 KB손해보험이 제시하지 못하면 트레이드는 이뤄지지 않는다.
KB손해보험 미들블로커들의 계속되는 부진은 결국 후 감독의 트레이드 공개 선언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남은 컵대회와 컵대회 이후의 비시즌 기간 동안 KB손해보험이 어떤 움직임을 취할지가 의외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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