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수비력 앞세운 IBK기업은행, 폭주 기관차 현대건설 멈춰 세웠다 [스파이크노트]

여자프로배구 / 화성/김희수 / 2023-12-23 18: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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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의 연승을 멈춰 세웠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결과를 만들었다.

IBK기업은행이 23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25-17, 25-16, 20-25, 23-25, 15-5)로 꺾었다. 모든 선수들이 끈끈한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며 반격 기회를 창출했고,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등록명 아베크롬비)를 중심으로 공격수들이 이 기회를 잘 살리면서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폰푼 게드파르드(등록명 폰푼) 역시 탄탄한 수비와 리시브에 힘입어 준수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3-4세트에 현대건설의 저력에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5세트에 아베크롬비와 황민경이 맹활약을 펼치며 시즌 10승을 견인했다. 이날 승리로 IBK기업은행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3위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건설은 세 시즌 연속 10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IBK기업은행의 탄탄한 수비에 고전하며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고, 독감을 떨치고 돌아온 김다인 역시 아직은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밀리는 가운데 1세트 중후반부터는 리시브 역시 급격히 무너지면서, 어떤 쪽에서도 활로를 찾을 수 없는 경기를 치렀다. 3-4세트에는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과 양효진을 중심으로 저력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승점 1점을 얻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1세트 IBK기업은행 25 : 17 현대건설 – 끈끈한 수비에 아베크롬비의 결정력이 더해졌다
[주요 기록]

디그 성공/시도: IBK기업은행 34/38 - 현대건설 25/29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 서브 득점 1개 포함 11점, 공격 성공률 62.5%

초반 흐름은 IBK기업은행이 주도했다. 2-2에서 아베크롬비의 대각 공격과 정지윤의 오버네트가 나왔고, 여기에 아베크롬비가 직선을 공략하는 페인트 공격까지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아베크롬비는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공격 코스를 활용하며 계속 득점을 올렸고, 7-3에서 최정민의 다이렉트 공격까지 터지며 IBK기업은행이 5점 차의 리드를 잡았다. 현대건설은 좀처럼 코트 위의 분위기를 재정비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IBK기업은행의 블록과 수비에 걸리면서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점수 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져 갔다. IBK기업은행이 단단한 블록과 수비를 기반으로 손쉽게 반격 과정을 만들어간 반면 현대건설은 리시브마저 흔들리면서 4-12까지 뒤처졌다. 강성형 감독은 정지윤을 빼고 김주향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IBK기업은행의 수비는 여전히 탄탄했다. 코트로 바로 떨어지는 공이 거의 없을 정도였고, 당연히 폰푼의 경기 운영에도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었다. 19-13에서 김현정의 백A 속공으로 20점에 도달한 IBK기업은행은 여유롭게 세트 후반을 풀어갔고, 24-17에서 표승주의 오픈 공격이 터지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IBK기업은행 25 : 16 현대건설 – 총체적 난국의 현대건설
[주요 기록]

공격 성공률: IBK기업은행 50% - 현대건설 34.37%
범실: IBK기업은행 4개 – 현대건설 5개

양 팀의 감독은 나란히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 변화를 줬다. 김호철 감독은 육서영 대신 황민경을 선발로 기용했고, 강 감독은 정지윤 대신 김주향을 선발로 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초반 분위기는 IBK기업은행이 더 좋았다. 6-6에서 아베크롬비가 페인트로 득점을 올렸고, 이후 김다인의 센터라인 침범과 김주향의 공격 범실이 이어지며 3점 차로 앞서갔다. 경기의 양상이 좀처럼 바뀌지 않자 강 감독은 김주향과 위파위 대신 정지윤과 고민지를 투입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아베크롬비는 2세트에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12-8에서 모마의 퀵오픈을 단독 블로킹으로 가로막았고, 13-9에서는 전위와 후위를 오가며 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계속 분위기가 악화되자 강 감독은 김사랑과 나현수까지 코트 위에 올려 보냈지만 점수 차를 줄이지는 못했다.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한 IBK기업은행은 황민경의 시간차 공격으로 20점 고지를 밟았고, 24-16에서 최정민의 속공이 터지며 2세트도 IBK기업은행이 승리를 거뒀다.


3세트 IBK기업은행 20 : 25 현대건설 – 반격을 이끈 위파위와 양효진
[주요 기록]

현대건설 위파위: 5점, 공격 성공률 62.5%
현대건설 양효진: 블로킹 2개 포함 5점, 공격 성공률 60%

연승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현대건설은 3세트 초반 모처럼 나쁘지 않은 흐름을 맞이했다. 위파위가 공격에서 분전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7-6에서 아베크롬비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이날 경기 중 처음으로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11-9에서는 경기 내내 터지지 않던 모마의 서브 득점까지 터졌고, 김연견의 날렵한 디그에 이은 정지윤의 반격 득점도 이어졌다. 흐름이 넘어갈 조짐이 보이자 김 감독은 김하경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공교롭게도 김하경이 들어간 뒤 현대건설의 자잘한 범실이 나오며 점수 차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경기는 현대건설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양효진이 17-14에서 아베크롬비의 백어택을 블로킹으로 차단한 뒤, 중앙에서 특유의 넓은 시야를 활용한 공격까지 펼치며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후 세트 후반까지 3~4점의 리드를 꾸준히 지킨 현대건설은 24-20에서 위파위의 득점이 터지며 3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4세트 IBK기업은행 23 : 25 현대건설 – 현대건설은 양효진 보유 팀이다
[주요 기록]

현대건설 양효진: 19-21, 22-22에서 블로킹 득점

기운을 차린 현대건설은 4세트 초반에도 빠르게 치고 나갔다. 양효진의 속공과 정지윤의 블로킹, 모마의 반격 득점이 이어지며 4-1로 앞서갔다. 그러나 IBK기업은행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6-9에서 아베크롬비의 백어택과 모마의 공격 범실, 황민경의 페인트가 이어지며 동점을 만들었고 여기에 김현정의 블로킹까지 더해지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이날 경기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현대건설이 동점을 만들면 IBK기업은행이 다시 1점 달아나는 양상이 반복됐다.

피말리는 1점 랠리에서 폰푼의 재치가 빛을 발했다. 16-15에서 마지막 순간에 손목을 돌리는 패스 페인트로 득점을 올렸고, 김현정과도 깔끔한 속공 호흡을 맞추며 3점 차 리드를 이끌었다. 폰푼은 19-16에서도 좋은 수비로 아베크롬비의 득점에 기여하며 계속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20점 부근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19-21에서 양효진의 블로킹과 모마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동점을 만든 뒤, 김주향의 서브가 육서영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양효진이 이를 다이렉트 공격으로 연결하며 역전까지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23-23에서 표승주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세트포인트에 도달했고, 직후 아베크롬비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5세트 IBK기업은행 15 : 5 현대건설 – 순식간에 결정된 승부
[주요 기록]

현대건설: 1-4에서 3연속 범실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 7-1에서 2연속 블로킹

모든 것이 걸린 5세트, IBK기업은행이 세트 시작과 동시에 연속 득점을 올렸다. 아베크롬비의 재치 있는 공격과 모마의 공격 범실이 연달아 나왔다. 3-1에서는 김다인의 2단 연결 실수를 아베크롬비가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고, 점수 차가 1-4로 벌어지자 강 감독은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그러나 타임아웃 이후 모마의 공격 범실과 김다인-이다현의 속공 호흡 미스, 정지윤의 네트터치까지 나오면서 점수 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여기에 위파위의 퀵오픈을 가로막는 아베크롬비의 블로킹까지 나온 IBK기업은행은 8-1로 기분 좋게 코트 체인지에 나섰다.

코트 체인지 이후에도 IBK기업은행의 연속 득점은 이어졌다. 위파위의 시간차 공격 역시 아베크롬비의 손아귀에 걸렸다. 아베크롬비는 9-2에서 날카로운 공격으로 팀의 10점 선착까지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이렇다 할 추격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속절없이 IBK기업은행에 끌려갔고, 4-12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 한미르의 서브 차례조차 황민경의 퀵오픈에 의해 단 번에 끊겼다. 결국 14-5에서 아베크롬비의 백어택이 터지며 IBK기업은행의 승리가 확정됐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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