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성 대회'라고 한 KOVO, 규정·규약은 '컵대회는 공식경기'

남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09-15 17: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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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최하고 지난 13일 전남 여수시에 있는 진남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가 그렇다.


이번 대회는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부터 혼선이 있었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AQ) 선수에 해당하는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시점 문제로 인해서다.

FIVB는 KOVO에 ITC 발급이 안된 외국인 선수와 AQ 선수는 이번 컵대회에 뛸 수 없다고 전했다. KOVO는 12일 밤 남자부 7개 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더스파이크' 취재를 종합하면 이 과정에서 일부 팀들은 KOVO로부터 '컵대회는 공식적인 대회가 아니라 이벤트 성격이 강한 대회라 각팀 자율적으로 외국인 선수와 AQ 선수를 출전시켜도 된다'는 답을 받았다.

이렇다보니 개막 당일 오전까지 일부 팀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되지 않았다. FIVB는 국제대회 일정에 따른 휴식기와 이번 컵대회 남자부 일정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또한 12일 KOVO에 전달됐다.


KOVO 입장에선 FIVB로부터 대회 개최에 대한 승인을 받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됐다. 이때문에 13일 A조 조별리그는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개막전인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전을 치러지긴 했는데 2경기로 잡힌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전은 열리지 못하고 14일 오전 11시로 연기, 편성됐다.

 


FIVB로부터 대답을 기다려야했기 때문이다. KOVO는 당일 자정 즉, 14일 0시까지 FIVB로부터 답변이 오지 않을 경우 남자부 컵대회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FIVB는 해당 시각까지 묵묵부답이었고 결국 대회 취소라는 초유의 상황과 마주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14일 새벽 FIVB로부터 답변이 왔다. 단 조건부 승인이었다. 그 중 하나가 1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막한 2025 세계남자선수권대회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의 컵대회 출전 금지였다. 결국 이 부분이 현대캐피탈의 컵대회 잔여 경기 포기로까지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은 15일 오전 컵대회 잔여 경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을 거치는 동안 KOVO가 계속 언급한 부분이 있다. '컵대회는 공식대회가 아닌 이벤트성이 강한 대회'라면서 '이 점에 있어 FIVB와 시각차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KOVO는 스스로 컵대회 위상을 낮춘 셈이 됐다. KOVO 규정 규약 '제 2 절 공식경기 및 위원회 제 14 조 (공식경기)'에 따르면 컵대회는 공식경기에 포함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세부 내용은 '➀ 연맹의 공식경기는 다음과 같다. 1.시범 경기 2.컵 대회 3.V-리그(정규리그, 준플레이오프전, 플레이오프전, 챔피언결정전 포함) 4.올스타전 5.국제경기(탑 매치 등)'로 돼있다.

해당 내용은 KOVO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 뿐 만 아니라 영어로도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PDF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사진). FIVB 관계자들도 이런 부분을 '영어' 버전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KOVO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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