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오기노 마사지 감독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진 건 진 것”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희수 / 2024-12-28 17:19:11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졌잘싸’는 의미가 없음을 밝혔다.
OK저축은행이 28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1-3(25-27, 23-25, 27-25, 28-30)으로 석패했다. 매 세트 혈투가 벌어졌지만 결국 더 많은 세트를 따낸 것은 현대캐피탈이었다. 차지환이 공격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박원빈도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패장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경기 내용 자체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는 취재진의 언급에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진 건 진 것”이라며 냉정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서 선발로 나섰지만 부진했던 박태성과 크리스티안 발쟈크(등록명 크리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기노 감독은 “크리스는 경기 초반에 괜찮았다. 그러나 좋은 분위기를 살려갈 수 있는 볼이 올라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박태성은 아직 젊은 선수인 만큼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껍질을 깨주길 바라면서 계속 기용 중이다. 레프트 패스가 계속 짧아서 길게 빼라는 주문을 하는데, 멘탈적인 문제인지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다.
오기노 감독은 ‘토털 배구’를 중시하는 자신의 방향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크리스에게는 상황이 좋을 때 볼을 올리라는 지시를 했다. 하이 볼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A-B패스 상황이나 반격 과정에서 상황이 좋을 때 볼을 주자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송희채-차지환이 점유율을 골고루 잘 가져갔고, 속공 빈도도 나름 잘 나왔다. 이게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라며 경기의 방향성 자체는 의도한 대로 흘러갔음을 언급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현대캐피탈을 다시 만나는 오기노 감독은 “내가 목표로 하는 배구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는 우리의 서브 공략에 대응하려 할 것이다. 우린 그 대응을 예상해서 또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한다. 속공 점유율도 조금 더 올려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하는 상황을 조금 줄일 수 있다면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준비를 잘할 것임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현대캐피탈은 천신만고 끝에 승점 3점을 따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덩신펑(등록명 신펑)-허수봉 삼각편대의 공격과 서브가 아니었다면 패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다행히 세트 후반부 집중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승장 필립 블랑 감독은 “아쉬움이 많이 남은 경기다. 선수들이 모두 너무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OK저축은행의 짧은 플로터 서브에 대한 대응도 좋지 못했다. 신펑이 공격에서 잘해줬는데 점유율이 높지 못했던 것도 아쉽다. 이런 경기를 통해 어떻게 해야 상대를 압도할 수 있고 서로를 믿을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며 경기 내용에 대한 약간의 불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9연승과 함께 3라운드 전승 및 전반기 1위를 달성했다. 블랑 감독은 “멀리 보면서 선수단을 준비시켜왔다. 컵대회부터 지금까지 준비는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선수들의 기량과 팀워크는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선수들에게 이틀 휴식을 줄 예정인데, 잘 쉬고 돌아와서 후반기 준비를 잘했으면 한다. 다만 선수단의 역동성이나 정신력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여기에 집중해서 재정비할 것”이라고 반환점을 돈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도 전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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