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에 오르긴 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OK금융그룹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2-12 17: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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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천안/이정원 기자] OK금융그룹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OK금융그룹은 1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를 가졌다.

OK금융그룹의 최근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1승 4패를 기록하며 어느덧 순위는 4위까지 처져 있는 상황이었다. 상위권 추격은커녕 5위 한국전력과 승점 차가 2점까지 좁혀진 현시점.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이날 경기 승리는 필요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악재가 닥쳤다. 바로 선수들의 부상이다. 차지환은 팔꿈치 부상으로 최근 경기에 동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민규와 최홍석까지 천안에 오지 않았다.

경기 전 석진욱 감독은 "매년 똑같지만 요즘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게 아쉽다. 안 처지려 노력은 하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흐름을 가져오기 힘들다. 체력을 끌어올려야 될 때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어렵다. 선수들 부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예상대로 1세트는 고전했다. OK금융그룹은 현대캐피탈 높이를 전혀 뚫지 못했다. 7개의 블로킹 득점을 허용했다. 석진욱 감독도 답답한 나머지 작전 타임 도중 "플레이하다가 실수한 게 창피한 게 아니다. 이런 게 창피한 모습이다"라고 말한 뒤 곽명우에게도 "맞춰주려고 천천히 올려주냐. 그냥 쏴라"라고 이야기하며 분발을 요구했다.

2세트에도 리시브는 흔들리고 공격은 원활하게 풀리지 않았다. 결국 석진욱 감독은 "안 창피하냐? 나는 서 있기 창피해. 그냥 빨리 끝내고 나와. 가서 훈련이나 하게. 올 시즌 최단 시간 경기 기록 만들어보자"라고 화를 냈다. 

 

수비 호흡도 맞지 않았고, 뭐 하나 되는 게 없으니 답답했다. 세터 곽명우마저 흔들렸다. 선수들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2세트도 여전했다. 2세트까지 OK금융그룹이 기록한 범실은 15개. 상대보다 9개나 많았다.

송명근의 강서브와 살아난 집중력을 앞세워 3세트 변화를 꾀했다. 다행히 조재성-펠리페에 송명근까지 살아나면서 3세트는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수비 집중력이 살아난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었다.

4세트에는 완전히 살아났다. 시즌 초 상승세를 달리던 팀을 보는듯했다. 송명근의 강서브, 중앙 블로커 라인의 블로킹은 상대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끈질긴 수비 집중력까지 이어졌다. 교체 투입된 전진선까지 중앙에서 맹활약하니 경기는 쉽게 풀렸다. 4세트 마지막 전진선의 서브에이스가 터졌을 때 OK금융그룹의 데시벨은 이날 최고치를 찍었다. 1, 2세트 석진욱 감독의 쓴소리가 통했다. 승부는 5세트로 향했다.

하지만 마지막은 웃지 못했다. 한 점 싸움에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 2-3(16-25, 14-25, 25-20, 25-20, 12-15) 패. OK금융그룹은 펠리페가 양 팀 최다인 25점, 송명근이 17점을 올렸으나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3연패에 빠졌다.

그래도 승점 획득에 실패할 뻔한 상황에서 승점 1점 획득을 가져오고 4위에서 3위로 오른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바랐던 분위기 반전에는 실패했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5위 한국전력과 승점 차는 이제 3점차다(OK금융그룹 48점, 한국전력 45점). 4위 우리카드와는 승점이 동점이다. 만약 한국전력이 오는 14일 삼성화재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면 봄배구 가는 길은 더욱 치열해지고 험난해진다.

석진욱 감독도 "몸이 안 되고, 실력이 안 되는 게 아니다. 리듬을 못 찾으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부분이 흔들렸다. 대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결국은 선수들이 이겨내야 한다. 3세트와 4세트 이긴 것은 물론 잘 했지만, 처음부터 그 리듬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내 운영에도 잘못이 있다. 다시 준비 잘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


사진_천안/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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