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를 다시 만난 김상우 감독 “구슬 추첨, 쪼는 맛이 있더라” [아시아쿼터]

남자프로배구 / 제주/김희수 / 2023-04-27 16: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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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1순위 지명권을 애제자 에디에게 행사한 김상우 감독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풀린 하루였다.

20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아시아쿼터 드래프트가 27일 제주 썬호텔에서 진행됐다. 모두 똑같이 10개씩의 구슬을 넣고 진행한 지명 순서 추첨에서 1순위의 행운을 얻은 삼성화재는 성균관대의 에이스 에디(몽골)를 지명하며 공격력을 보강했다. 에디와 김상우 감독은 과거 성균관대에서 사제지간으로 돈독한 관계를 쌓은 바 있다. 두 남자는 돌고 돌아 삼성화재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인터뷰실을 찾은 김상우 감독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1순위 구슬을 뽑고, 그 구슬로 애제자 에디를 다시 품으며 그야말로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는 하루를 보냈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추첨할 때 구슬 개수가 똑같다보니 ‘쪼는 맛’이 더 있었다(웃음). 다행스럽게 앞 순번이 나와서 생각했던 선수를 뽑을 수 있어 좋았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김 감독은 언제부터 에디를 1순위로 뽑을 계획을 구상했을까. 그 시기는 매우 일렀다. 김 감독은 “팀 사정 상 공격력 보강이 절실했다. 리베로나 미들블로커들도 괜찮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공격력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계속 에디를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처음 에디를 대학에 입학시켰을 때는 체중이 정말 적었다. 79~80kg 정도 밖에 안 나갔다. 또 공격만 좋아하는 선수였다. 웨이트와 수비 연습을 많이 시킨다고 시키긴 했지만 한계는 있었는데, 다시 보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에디와의 과거를 돌아봤다. 덧붙여 김 감독은 “에디가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다. 그 과정을 함께 했기에 조금 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다. 잘 할 수 있도록 많이 돕겠다”며 에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어온 에디기에, 김 감독이 그를 어떻게 활용할지 역시 관심사였다. 김 감독은 “물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지만, 결국 에디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은 아포짓이다. 우선 튀르키예에서 외국인 선수를 뽑은 뒤 에디의 포지션을 확정하겠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에디의 합류 시점에 대해 “지금은 성균관대 소속이기 때문에 U-리그 경기는 조금 더 뛰어야 한다.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한다. 학교와 구단 훈련장도 거리가 멀지 않아서 가서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스승과 제자의 두 번째 만남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만약 해피엔딩을 만든다면 이보다 멋진 스토리는 없을 듯하다.

사진_제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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