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의 마음 갖춘 한성정 “아직 서른 세 경기나 남았다, 자만하지 않을 것”
-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김희수 / 2023-10-21 16:38:07
승리에 취해 자만하지 않는 마음가짐부터 하나가 되기 위한 모두의 노력까지, 한성정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카드의 상승세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었다.
21일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가 치러진 의정부 실내체육관은 한성정에게 꽤나 익숙한 곳이다. 그는 2021-2022시즌부터 두 시즌 간 KB손해보험 소속으로 의정부 팬들의 응원을 듬뿍 받으며 코트에 나섰다.
그러나 한성정은 이날 KB손해보험의 적으로 의정부에 돌아왔다. 지난 비시즌 기간에 황승빈과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 이적했기 때문. 그리고 이날 그는 맹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을 울렸다. 블로킹 4개 포함 10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도 60%로 높았다. 리시브 효율도 56.25%를 기록하며 팀에 안정감까지 불어넣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한성정은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서 너무 좋다. 하지만 아직 서른 세 경기나 남았으니까, 자만하지 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짧은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의정부에 돌아와 옛 친구들을 상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의정부에 온 게 어색하지 않았다. 또 (황)경민이와는 워낙 친한 사이인데, 선수로서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서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는 대답을 내놨다.
이날 한성정의 블로킹 4개는 모두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를 상대로 나왔다. “승리를 위해서는 비예나를 봉쇄해야 한다”고 밝혔던 신영철 감독의 구상을 그대로 구현한 것. 한성정은 “제가 항상 블로킹에 약점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굳이 킬 블록을 만들기 위해 욕심을 부리지 말고 기존에 분석해서 짠 작전대로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잘 통한 것 같다”며 겸손한 대답을 들려줬다.
사이드 블록뿐만 아니라 경기 전반적으로 우리카드의 세밀한 상대 분석은 이날 경기 승리는 물론 시즌 초반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한성정은 “우리 팀이 요새 경기 전 분석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3연승 기간 동안 많은 도움이 됐다. 예를 들면 우리는 범실이 적고 끈끈한 팀이니까, 욕심 부리지 않고 유효 블록을 만들어주면 수비 이후에 마테이와 김지한이 반격을 마무리해주는 쪽으로 전반적인 전략을 구상했는데 지금 그런 방향성대로 경기가 흘러가고 있다”고 상승세의 원인을 설명했다.
물론 상승세의 원인으로는 분석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 전체가 끈끈하게 뭉쳐 있는 것도 주효했다. “선수들끼리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코칭스태프들과도 거리감이 없다. 우리카드에서 예전에도 5년여를 뛰었는데, 이 팀이 매년 준수한 성적을 내는 비결이 이런 팀 분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한성정은 “나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도전하는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보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젊은 세터 한태준과의 호흡은 어떤지도 궁금했다. 한태준의 이름을 듣자마자 뿌듯한 미소를 지은 한성정은 “(한)태준이가 나이에 비해 멘탈도 워낙 좋고 당돌한 친구라서 좋다. 태준이도 공격수들도 서로 배려하면서 맞춰가고 있고, 이 부분 역시 우리 팀의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태준을 칭찬했다.
남은 경기들에 임하는 각오를 들려달라는 질문에 한성정은 앞서 언급했던 ‘도전자’라는 키워드를 또 한 번 언급했다. 그는 “지금 연승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도전자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이기든 지든 우리만의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성공적으로 도전의 결실을 수확해가고 있는 우리카드와 한성정은 멈추지 않고 도전을 이어갈 심산이다.
사진_KOVO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