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인정 감독의 한마디 “선수들의 의지 알고 있다, 그러나 행동으로 드러나야 해” [벤치명암]

남자프로배구 / 수원/김희수 / 2023-12-02 16: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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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인정 감독이 선수들의 의지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 의지가 행동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했다.

KB손해보험이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세트스코어 0-3(19-25, 15-25, 24-26)으로 패했다. 쏟아지는 범실이 불러온 패배였다. 무려 22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10개에 그친 한국전력에 크게 밀렸다.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가 37.93%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흔들렸고, 황승빈도 오버네트 포함 4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중심을 잡지 못했다. 리우 훙민-홍상혁 OH 듀오는 앞선 연패 기간에 비해서는 분전했지만 승리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후인정 감독은 지친 웃음을 지으며 “힘들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어서 후 감독은 “선수들이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은 알겠다. 하지만 우리는 몸으로 보여줘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말로는, 또 마음속으로는 누구나 잘하겠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런 경기력으로는 앞으로도 쉽지 않은 경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냉정하게 경기를 돌아봤다.

긴 연패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꿋꿋이 팀을 지탱하던 비예나는 마치 한계에 봉착한 듯 이날 저조한 공격 성공률로 7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후 감독은 “비예나가 어제(1일)까지 감기 몸살로 연습을 못했다. 병원에 가서 수액도 맞고 왔다. 이럴 때 반대쪽과 중앙에서 공격이 터져줘야 비예나가 수월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투 블록을 달고 공격을 해야 하다 보니 한계가 왔다”며 비예나의 부진 원인을 짚었다.

후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먼저 홍상혁과 리우 훙민에 대해 “세팅된 볼은 어느 정도 때려준다. 그러나 득점이 나와야만 하는 상황에서 성공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은 후 감독은 “황경민은 빠르면 3라운드 안에 복귀할 수도 있지만, 늦어지면 3라운드에도 뛸 수 없다”며 황경민의 몸 상태도 설명했다. 이날 데뷔 첫 공격 득점을 올린 윤서진에 대해서는 “괜찮은 선수다. 신장도 높고, 기본기도 탄탄하다. 다만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센스가 좀 떨어지는 부분은 있다. 형들과 함께 훈련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시즌 시작 전부터 후 감독이 꾸준히 밝혀왔던 중앙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후 감독은 “고민은 계속 있다. 하지만 쉽게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트레이드도 상대 팀과 카드가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3라운드가 끝나기 전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며 어떤 쪽으로든 결단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한편 한국전력은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60.87%의 공격 성공률로 경기 최다인 18점을 터뜨렸고. 임성진도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4점을 지원 사격했다. 범실 관리는 물론 블로킹(9-7)과 서브 득점(7-3)에서도 앞서며 수월하게 승점 3점을 챙겼다. 


승장 권영민 감독은 “선수들이 일정상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잘 이겨내 줘서 고맙다. 웜업 존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특히 (박)철우나 (김)광국이가 경기에 많이 못 나서더라도 중간에서 좋은 역할을 해줘서 너무 고맙다. 나이로 보나 연차로 보나 고참급인데,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팀을 위해 희생해주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고마운 부분이다. 두 선수 모두 출전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해주고 있다”며 선수들, 특히 박철우와 김광국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2라운드 MVP를 수상한 임성진은 또 한 번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권 감독은 “노력을 많이 하는, 프로 선수다운 자세를 갖춘 선수다. 경기를 계속 소화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2라운드 MVP 수상을 축하한다. 리그 MVP까지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선수다. 더 노력하고 발전하길 바란다. 더 좋아질 선수라고 생각한다. 연차가 좀 쌓이면 리더 역할도 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임성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승수는 계속해서 더 쌓아야 한다. 4라운드까지는 힘들더라도 100%의 전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라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권 감독은 화제의 ‘징크스 양복’에 대해서는 “또 입겠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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