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봉의 정갈한 팬 사랑? “팬 여러분들, 앞으로도 머리 단정하게 하겠습니다” [주간 톡톡]
- 남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5-01-13 15:50:40
주간 톡톡, <더스파이크>가 2024-25시즌에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다. 기사에는 미처 담지 못했던, 한 주간 현장에서 들려온 크고 작은 목소리를 모았다.
짧은 머리로 돌아온 허수봉 "팬 분들이 긴 머리 안 좋아하셔서 앞으로도 단정하게 하겠다"
-1월 7일 현대캐피탈 vs OK저축은행
V-리그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 현대캐피탈 허수봉. 헤어스타일 변화도 눈에 띄었다. 짧은 머리로 돌아왔다. OK저축은행을 꺾고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허수봉은 "사실 미용실을 자주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시즌 끝날 때까지 안 가려고 이번에 한 번 짧게 잘랐다. 내가 거울을 봐도 별로라서 시원하게 잘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팬 분들이 지저분하다면서 긴 머리를 안 좋아한다고 하셔서 앞으로도 단정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OK저축은행을 꺾고 10연승 기록, 우리카드마저 제압하며 11연승 신바람을 냈다. 후반기 출발이 좋은 현대캐피탈이다. 선수들마다 징크스나 루틴이 있을 법도 하다. 이에 허수봉은 "난 징크스가 없다. 루틴이라고 해봤자 경기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폼룰러로 전체 근육을 풀어주는 정도인 것 같다"면서 "선수들 중에는 경기 때 신은 뽀송한 양말을 계속 신거나, 신발 끈이 돌아가지 않게 묶는 선수들도 있더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15일 삼성화재를 만나 12연승에 도전한다.
이영택 감독의 눈물 본 김종민 감독 "앞으로 잘할 것 같더라. 경계하고 있다"
-1월 8일 한국도로공사 vs 현대건설
최하위 GS칼텍스가 지난 7일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만난 흥국생명을 꺾고 14연패 악몽에서 탈출했다. 선두 흥국생명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감격의 승리를 거둔 것. 이영택 감독의 눈물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친분이 두터운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이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연패하는 동안에는 힘내라고 통화를 했었다. 어제는 전화를 하려다가 안했다"고 말하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두 사령탑의 인연은 깊다. 선수 출신인 두 감독은 대한항공 출신이다. 2007년 김 감독이 은퇴 직전에는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었고, 이후 김 감독이 대한항공 코치(2010~2013)와 감독(2013~2016)으로 지내는 동안 이 감독은 2014-15시즌까지 대한항공 미들블로커로 뛰었다.
김 감독은 "이전에도 서로 연락을 자주했다. 연패가 더 길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패했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힘들 수밖에 없다"며 "GS칼텍스가 앞으로 잘할 것 같더라. 그래서 경계하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팀은 오는 1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4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준비한 아폰소 감독의 홈경기 신고식
-1월 12일 KB손해보험 VS 대한항공
12일 오후 경민대학교 기념관에서는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은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홈 팬들 앞에서 첫선을 보이는 날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아폰소 감독에 앞서 인터뷰실을 찾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연히 기자석의 맨 앞줄이 비워진 것을 보고 “모두가 앞줄에 앉지 않는 것을 보니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장난스럽게 웃음을 지었다. 이어 틸리카이넨 감독은 준비된 감독석의 의자를 끌고 기자석 맨 앞줄의 테이블로 이동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인터뷰가 끝난 뒤 대한항공의 정재균 통역은 의자를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으려 했다. 그러나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를 막았다. 오히려 옆에 놓여 있던 음료를 자신이 앉았던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테이블 세팅을 마친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폰소 감독의 반응이 궁금하다”며 웃고는 인터뷰실을 떠났다.
곧이어 인터뷰실을 찾은 아폰소 감독과 임루카스 통역은 의자가 준비되지 않은 듯한 인터뷰실의 모습을 보고 잠시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나 곧바로 의자의 위치를 찾은 아폰소 감독에게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아폰소 감독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하자 아폰소 감독은 못 말린다는 듯 웃으며 의자를 원위치로 가져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난기 넘치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준비한 깜짝 신고식에 아폰소 감독은 웃음을 머금은 채 홈에서의 첫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채식을 하는 이유는…” 채식주의자 테일러의 꿈
-1월 12일 현대건설 VS 페퍼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의 3연승을 견인한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는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있다. 바로 채식주의자라는 것. 미챠 가스파리니를 시작으로 야스민 베다르트와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까지, V-리그 외인 중 채식을 하는 선수들이 종종 있긴 하지만 운동선수들이 채식을 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신기함을 자아낸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테일러에게 채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테일러는 “채식한지는 4년 정도 됐다. 그래서 그렇게 어렵진 않다. 유제품이랑 꿀은 먹는다. 고기나 생선은 먹지 않는다. 심장이 뛰는 걸 안 먹는다고 해야 하나 싶다”는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이후 테일러는 채식을 하는 이유도 소개했다. 이유가 상당히 독특했다. 그는 “내가 채식을 하는 이유는 배구를 그만둔 뒤에 수의사가 될 생각이기 때문이다. 동물을 치료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동물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채식의 이유로 장래희망을 꼽았다.
한편 테일러는 “한국 문화가 고기를 많이 먹는 문화라서 어려움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비빔밥이나 김밥 같은 메뉴들 덕분에 식사를 잘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의 채식에도 큰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비빔밥 사랑해. 정말 너무 좋다. 스마트한 음식이다”라며 비빔밥에 대한 무한 애정도 드러낸 테일러였다.
사진_KOVO, 의정부/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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