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이 신인에게 보여준 세터의 중요성
- 남자프로배구 / 인천/박혜성 / 2023-03-06 13:45:02
대한항공 한선수가 현대캐피탈 이현승 앞에서 세터의 중요성을 알려줬다.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6라운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1위 대한항공(당시 승점 68)과 2위 현대캐피탈(당시 승점 66)의 대결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중요한 경기일수록 팀을 진두지휘하는 세터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관록을 자랑하는 베테랑 세터와 신인왕을 노리고 있는 패기있는 신인의 대결이었다. 대한항공은 산전수전 다 겪은 한선수라는 베테랑 세터가 팀을 이끌고 있었고 현대캐피탈은 데뷔 시즌부터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이현승이었다.
경기 결과는 대한항공의 세트스코어 3-0(25-17, 25-20, 25-22) 완승이었다. 한선수가 이끄는 대한항공은 계속해서 현대캐피탈 코트에 공을 꽂았고 현대캐피탈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한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공격수들에게 블로커와 1대1 상황을 무려 23번이나 만들어줬다(이현승 14번). 예상치 못한 토스로 공격수 앞에 블로커가 없는 노블록 상태는 3번을 선물했다(이현승 2번).
공격수들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편하게 만들어준 한선수의 토스웍이 빛났던 경기였다. 반면 현대캐피탈 이현승은 중요한 경기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경기 내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2, 3세트에는 김명관과 교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 후 양 팀 사령탑들의 인터뷰에서도 세터들은 언급됐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세터 이현승이 부담스러워했던 경기였던 것 같다. 이현승이 2~3년만 일찍 왔어도 지금처럼 흔들리지는 않았을 거다. 하지만 주입시킬 수는 없다. 편안하고 압박감과 부담감을 적게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라며 경험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 말했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 베테랑 세터가 있다는 건 확실히 도움이 된다. 경험이 많다 보니 큰 경기에서도 긴장을 안 한다”라고 전했다.
세대를 대표하는 세터 간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한선수는 이현승에게 “(이현승이)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과 내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점점 성장해 나가야 한다”라며 타팀이지만 배구인 후배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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