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코트’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얻고 있는 가능성의 씨앗들
- 여자프로배구 / 대전/김하림 기자 / 2023-11-03 12:09:09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180도 달라진 코트 분위기다.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한국도로공사는 여러 수확을 얻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즌에 앞서 많은 변화를 맞았다. 정대영과 박정아가 FA를 통해 이적하면서 새로운 판을 짜야 했기 때문이다. 베테랑이 빠진 자리는 젊은 선수들이 자리하면서 새로운 팀 컬러로 시즌을 맞이했다.
개막 직전 주전 세터 이윤정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개막전부터 프로 2년 차 박은지가 나섰다. 또한 올해 1순위 김세빈도 곧바로 주전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베테랑 임명옥, 배유나가 코트 안에서 구심점을 잡아줬지만 시행착오는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가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아쉬운 결정이 있었다.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 선수들도 어렸다. 1999년생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에 2000년생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까지 고군분투했지만 개막 직후 4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보였고, 한국도로공사는 4전 5기 끝에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정관장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1, 25-22, 25-20)으로 이기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이윤정이 부상에서 돌아와 경기를 운영했고, 부키리치가 31점, 타나차가 11점을 올렸다. 더불어 김세빈은 혼자서 블로킹 4개를 잡으며 정관장 공격을 가로막았다. 경기 결과와 더불어 내용까지 김종민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코트에서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굉장히 잘 보였다. 다른 것보다 우리 팀의 색깔을 찾은 게 고무적이다”고 웃었다.
대학 졸업 이후 처음 프로 무대를 밟고 있는 부키리치다. 젊은 선수가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지만 갈수록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종민 감독은 “부키리치가 연습까지 이런 모습이 안 나와서 감독으로 불안했는데, 경기 초반 분위기에서 부키리치의 강한 공격이 들어가면서 우리 쪽으로 끌고 올 수 있었다. 타점부터 공을 때리는 스피드까지 좋았다”고 칭찬을 건넸다.
타나차에 대해서도 “어린 선수지만 기술이 좋고 코트에서 열정적인 선수다. 아포짓이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부분만 적응한다면 팀 분위기부터 조직력까지 올라갈 거라고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여자부 구단 중에 가장 신인을 활발하게 기용하고 있다. 김세빈은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7순위로 입단한 신은지도 교체로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특히 올해 진행된 U19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서브 부문 1위에 올랐던 자신의 서브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3세트 후반에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김종민 감독은 “잘 뽑았다”고 웃으며 말하며 신인들에게 만족감을 보여줬다.
베테랑 두 명이 빠진 자리는 완벽하게 메꿔지지 못했지만, 점차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가능성의 씨앗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코트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운 고비에서 순간순간 넘기는 건 약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가야 한다”고 믿음을 건넸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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