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이형 빙의된 줄 알았어요” 1순위 신인왕에겐 너무 짧았던 천안의 봄 [CH3]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하림 기자 / 2023-04-04 1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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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진가를 온전히 다 보여주기엔 천안의 봄이 너무 짧았다.

김선호는 2020-2021시즌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현대캐피탈의 부름을 받았고, 그 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좀처럼 이번 시즌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로 오레올 카메호(등록명 오레올)이 후위에 자리할 때 리시브 보강을 위해 교체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정규리그 시즌에도 현대캐피탈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뒤에 처음으로 스타팅으로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를 가졌다. 앞선 1, 2차전에서 대한항공에게 2패를 떠안고 천안으로 돌아왔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천안에서 반드시 필승을 다짐했다. 천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고, 이날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김선호를 기용했다.

최태웅 감독의 김선호 카드는 통했다. 1세트부터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지키면서 공수에서 본인의 몫을 다했다. 그리고 진가는 2세트 때 나왔다. 김선호의 서브 때 연속 득점을 챙기며 재빨리 달아났고, 허수봉(5점)을 이어 오레올과 함께 4점을 올리며 코트를 지배했다.

전광인의 공백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본인이 1순위이자 신인상을 받은 이유를 직접 큰 경기에서 보여줬다. 하지만 아쉬운 순간도 분명히 있었다. 3세트부터 리시브가 급격히 흔들리며 함형진과 교체되면서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에 불안감이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1, 2세트까지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결국 자신의 안방에서 상대의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상대했던 대한항공도 김선호의 활약에 깜짝 놀랐다. 대한항공 정지석도 혀를 내둘렀다. 경기 이후 정지석은 “광인이형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꿨다. 특히 오늘(3일) 선호는 광인이형이 빙의된 줄 알았다”라고 했다.

 

비록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날 쌓은 경험은 김선호에게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김선호는 다시 찾아올 천안의 봄을 기다린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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