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서 놓친 우승, 김연경 “기회 놓친 게 패배가 되어 돌아왔다” [CH5]
- 여자프로배구 / 인천/박혜성 / 2023-04-07 11:06:09
“5차전까지 하면서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친 게 패배가 되어 돌아왔다.”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오른 흥국생명은 내친김에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도전했다.
흐름은 좋았다. 인천에서 열린 1, 2차전은 각각 3-1, 3-0으로 승리하며 2승을 챙겼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하지 못한 사례는 없었다. 흥국생명은 100%의 확률을 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김천에서 열린 3, 4차전을 한국도로공사에 내주며 승부는 원점이 됐다.
흐름을 완전히 내준 흥국생명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가졌다.
시즌 최종전답게 세트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도 팀 공격을 이끌며 우승을 향해 달렸다. 혼자 30점을 기록했다. 옐레나 므레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기록한 35점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2-3(25-23, 23-25, 23-25, 25-23, 13-15)으로 패하며 안방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축제를 지켜봐야 했다.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은 김연경은 “5차전까지 하면서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친 게 패배가 되어 돌아왔다. 너무 아쉽다”라고 전했다.
아쉽게 시즌을 마쳤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첫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김연경이다. 하지만 김연경은 시즌 중반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하며 배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시즌이 끝난 현재, 김연경이 배구 선수 생활을 이어가냐, 은퇴를 하냐는 배구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두다. 김연경은 “많은 팬들이 응원해 주시고 선수 생활을 더 하기를 원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FA이기 때문에 흥국생명과도 얘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이 은퇴와 선수 생활 연장에 있어 고민하고 있는 이유는 팬들의 응원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김연경은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민된다”라고 답했다.
많은 시간을 해외리그에서 보낸 김연경이기에 만 35세라는 늦은 나이에 첫 FA를 경험하게 됐다. “흥국생명에서 6번째 시즌을 마무리 했지만 마무리하는 과정이 엄청 길었다. 35살이라는 나이에 첫 FA가 됐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김연경은 누구보다 아쉬움이 크지만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시즌 동안 많이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가 실력적인 부분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준우승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분명 좋은 경험이 된 시즌과 챔피언결정전이다. 이 경험을 통해 한국 배구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좋은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진_인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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