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석 형제'가 있기에 대한항공의 순항은 이어진다 [CH1]
- 남자프로배구 / 인천/박혜성 / 2023-03-31 11:00:15
대한항공 곽승석-정지석 '석석 형제'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V-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세터에는 국가대표 No.1 한선수가 팀을 진두지휘하고 있고 아포짓에는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와 함께 토종 아포짓의 자존심 임동혁이 있다. 미드블로커 역시 베테랑 김규민과 조재영이 중심을 잡고 있다.
그리고 아웃사이드 히터에는 '석석 형제'라고 불리는 곽승석과 정지석이 버티고 있다. 석석 형제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함께 선발로 나섰다.
이날 경기 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링컨보다 정지석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현대캐피탈은 정지석을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정지석은 1세트 단 2점(공격 성공률 33%)만을 올렸다.
하지만 곽승석이 정지석의 역할을 대신했다. 곽승석은 1세트에만 5점(공격 성공률 62.5%)을 올리면서 링컨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에 성공했다. 비록 현대캐피탈에 1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정지석을 막아도 곽승석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곽승석이 뚫어주자 정지석도 2세트부터 살아났고 결국 경기가 끝나고 정지석은 16점, 곽승석은 14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1(20-25, 25-23, 25-23, 25-17)로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탰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실을 찾은 두 선수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지석은 "현대캐피탈은 변칙 전술이 많은 팀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어떻게 나올지 나도 예상이 안 됐다. 그래서 블로킹도 어떻게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못 했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세트를 현대캐피탈에 내주며 어렵게 시작했다. 하지만 한선수, 곽승석 등 베테랑들이 빠르게 중심을 잡아주며 안정을 되찾았다. 곽승석은 "우리 리듬이 너무 안 좋아서 1세트가 진행되는 동안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자고 했다. 2세트부터는 긍정적인 얘기만 했다. 우리 할 거면 하면 경기력이 좋아질 거라 믿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곽승석의 말처럼 대한항공은 1세트에 링컨, 정지석이 모두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곽승석만큼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갔고 결국 한선수 세터는 곽승석을 필두로 1세트를 풀어갔다. 곽승석은 "선수 형한테 올려달라고 따로 말은 하지 않았다. 근데 선수 형이 많이 올려줘서 계속 공격했다"라고 알렸다.
이날 정지석은 득점 이후 화려한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계양체육관을 뜨겁게 만들었다. 정지석은 "현대캐피탈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와서 기세가 대단했다. 그래서 내가 세리머니를 크게 해서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했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정지석은 공격 득점뿐만 아니라 블로킹도 3개나 잡아내며 팀에서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나는 오레올처럼 높이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수싸움을 정말 많이 한다. 가끔은 수비랑 약속한대로 안하고 내 느낌대로 하는 경우가 있어서 내 뒤에 있는 수비가 많이 힘들 거다. 대신 가끔씩 잡아주니까 괜찮지 않을까"라며 웃어 보였다.
한편 곽승석은 시즌 후반 다쳤던 종아리 부상은 이제 문제없다고 전했다. "휴식을 많이 취해서 괜찮다. 부상 후유증도 없다. 다만 몸이 조금 힘들 뿐"이라고 말한 곽승석이다.
이제 대한항공이 목표로 하고 있는 3시즌 연속 통합 우승과 트레블을 달성하기까지 단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과연 석석 형제가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계속 이끌며 원하는 목적지까지 운행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_인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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