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왔는데’...도로공사 신입 니콜로바 활약에 고개 떨군 한국 여자배구[VNL]
- 국제대회 / 송현일 기자 / 2024-05-30 10:58:22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불가리아에 고개를 떨궜다. 강소휘(한국도로공사)가 이를 악물었지만, 니콜로바(한국도로공사)의 창끝이 더 날카로웠다.
한국은 30일 오전 1시(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칼리지파크센터에서 열린 불가리아와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2주차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3-25, 25-20, 26-24, 21-25, 13-15)으로 졌다. 양 팀 희비가 엇갈린 경기였다. 한국은 VNL 연승에 실패했고, 불가리아는 4연패를 끊어냈다. 불가리아의 ‘1승 제물’이 된 한국이다.
한국은 세터 김다인(현대건설), 아포짓 박정아(페퍼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와 정지윤(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현대건설)과 이주아(흥국생명), 리베로 한다혜(페퍼저축은행)를 선발로 내보냈다.
불가리아에서는 세터 바라코바, 아포짓 니콜로바, 아웃사이드 히터 파스코바와 요르다노바, 미들블로커 보리슬라바 사이코바와 크리보시스카, 리베로 파슈쿨레바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강소휘가 팀 내 최다 득점인 23점을 쏘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이 가운데 6점이 마지막 세트에서 나온 점수였다. 끝까지 처절하게 싸웠다. 여기에 이다현과 박정아도 각각 17점과 16점을 보탰다.
그럼에도 한국은 불가리아를 넘지 못했다. 니콜로바의 원맨쇼에 무너졌다. 니콜로바는 혼자 30점을 쏘아 올리며 세트스코어 1-2로 패색이 짙던 불가리아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마지막 세트에서도 5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에이스 대결에서 무릎 꿇은 강소휘다.
곱씹을수록 속 쓰린 패배다. 딱 1점 모자랐다. 전체 득점 108-109로 고배를 마셨다. 팀 공격에서는 64-70으로 열세였으나, 상대 범실에서는 25-20으로 앞섰다. 블로킹과 서브에서는 각각 11-8과 8-11로 팽팽했다. 그런 만큼 4세트 7-7 동점 상황에서 잠시 집중력을 잃고 9-16까지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장면은 더욱 아쉽게만 느껴진다. 먼저 세트스코어 2-1 고지를 점했음에도 내리 미끄러져 패한 한국이다.
다만 경기력이 궤도에 올랐다는 점은 위안이다. 이번 불가리아전에서 한국은 그간 준비한 모든 걸 쏟아냈다. 태국전에서 선보인 ‘모랄레스표 배구’가 더욱 완성된 모습이다. 지난 1일 진행한 대표팀 공개훈련에서 강소휘는 “상대 블로킹을 이용해 터치아웃을 만드는 플레이를 선보이겠다. 감독님도 이 부분을 제1 옵션으로 강조하신다”고 했다. 말마따나 이날 강소휘는 많은 득점을 터치아웃으로 만들어 냈다. 3세트에서 보여준 후위 공격 또한 인상적이었다.
미들블로커 싸움에서는 한국이 불가리아를 압도한 면도 있다. 이다현은 팀 내에서 강소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점수인 17점(블로킹 4점)을 기록했다. 이주아 또한 11점(블로킹 2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냈다. 반면 불가리아의 사이코바와 크리보시스카는 각각 13점(블로킹 3점)과 7점(블로킹 0점)에 그쳤다. 미들블로커 활용 역시 모랄레스 감독 부임 이래 꾸준히 강조돼 온 부분이다.
아울러 한국 특유의 ‘끈질긴 배구’도 오랜만에 확인했다. 5세트 11-14 상대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강소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2연속 득점을 올렸다. 패배에도 빛난 투지다.
그렇지만 결국 이날 한국은 니콜로바의 맹공에 무너졌다. 공격 배구를 외치다 강점이던 수비력에 구멍이 생겼다. 몇 가지 고무적인 요소도 있었지만, 패배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99℃에서 끓는 물은 없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공격과 수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오는 31일 한국은 ‘강호’ 폴란드와 VNL 2주차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현재 폴란드는 이번 VNL에서 5전 전승(승점 15점)으로 참가국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한국 여자 대표팀 사령탑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를 상대로 한국이 보여줄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한편 한국의 VNL 전 경기는 쿠팡플레이에서 생중계 시청 가능하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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