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대한항공 벽에 주목받는 산틸리의 블로킹 시스템
-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0-10-22 07:44:04
세트당 4.44개로 지난 시즌(세트당 2.500개) 상회
미들블로커 5인 운영하는 산틸리 시스템 효과 발휘
[더스파이크=인천/강예진 기자] “우리 블로킹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의 말에 자신감이 보인다. 그의 지휘에 따라 대한항공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눈에 띈 건 단연 블로킹이다. 삼성화재(8개)보다 2배가량 많은 블로킹(15개)을 잡아냈다.
매 세트 블로킹으로 울고 웃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블로킹 6개를 터뜨렸다. 뒤처질 땐 상대 블로킹에 막혔기도 했지만 다시 해법을 블로킹에서 찾았다.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에서 항상 블로킹으로 간격을 벌렸고 분위기를 가져왔다.
블로킹 사이는 촘촘했고, 두 명이 따라 뜨는 건 기본(대한항공 48개, 삼성화재 37개) 세 명이 감싸는 블로킹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대한항공 3인 블로킹 시도 17개, 삼성화재 8개)
시즌 첫 경기(25개)와 이날 경기 블로킹 총 개수는 40개. 지난 시즌 대한항공 1라운드 총 블로킹 개수(총 48개)와 비교했을 때 네 경기를 덜 치렀지만 확연히 상승된 수치다.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세트당 4.444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지난 시즌 세트당 2.500개).
산틸리 감독이 부임 후 가장 공들이는 부분이다. 산틸리 감독은 자신만의 시스템 속에서 팀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수비의 시작이라고 여기는 블로킹에 많은 투자를 한다.
현장에 있던 대한항공 관계자는 “확실히 미들블로커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한다. 전과는 다른 훈련법에 블로킹이 더 단단해진 건 맞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산틸리 감독은 상황에 맞게 베스트 컨디션인 선수를 우선 투입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미들블로커 다섯 명을 보유하고 있다. 컵대회 때부터 많은 기회를 부여받은 진지위와 이수황, 한상길, 진성태, 조재영까지. 이날 산틸리 감독은 새로운 미들블로커 라인을 선보였다.
진지위 대신 조재영을 투입했다. 2세트부터 교체로 들어온 조재영은 8-6으로 쫓기는 순간 연속 블로킹으로 간격을 벌렸고, 4세트에는 상대 주포 바르텍을 차단했다. 한 점 차 싸움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산틸리 감독은 조재영을 두고 “또 한 명의 선수를 찾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다섯 명의 미들블로커 중 블로킹 능력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재영은 팀 내 최다 5개 블로킹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총 9점을 올렸다. 프로 입단 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기회가 왔고, 그 기회를 살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대한항공은 주전 미들블로커 김규민(군입대)과 진상헌(OK금융그룹 이적)이 이탈했다. 이를 두고 중앙이 팀 유일한 약점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산틸리 감독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팀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사진=인천/홍기웅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