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메드보다 높은 점유율 책임진 허수봉, 상대 미들블로커들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김희수 / 2024-01-05 09: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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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점유율도, 성공률도, 효율도 허수봉이 아흐메드보다 높았다. 그를 상대해야 할 미들블로커들의 머리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이 4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0(25-21, 26-24, 27-25)으로 꺾었다. 4연승과 함께 순위도 5위로 끌어올렸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최악의 분위기 속에 패배를 거듭하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대캐피탈이다.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로의 전환 이후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플레이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김명관의 공격수 활용이었다. 김명관은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에게만 의존하는 대신 허수봉 쪽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평소와는 다른 볼 분배를 가져갔다.

허수봉의 이번 경기 공격 점유율은 37.18%다. 35.9%를 가져간 아흐메드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 경기 전까지의 최근 다섯 경기 점유율 추이(26.09-15.44-23.26-29.87-24.04)를 살펴봐도 이번 경기에서의 점유율은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그러면서도 공격 성공률은 62.07%를 기록했다. 이 역시 53.57%를 기록한 아흐메드보다 높다.

점유율을 끌어올렸음에도 60%대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해주는 허수봉의 존재는 김명관으로 하여금 경기 운영의 난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됐다. 반대로 클러치에서는 외인 위주로 막으면 된다는 단순한 전술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진 KB손해보험의 미들블로커들에게는 허수봉의 맹활약은 골칫거리였다.

김명관의 적극적인 허수봉 활용은 단순한 수치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20점대 이후나 1점 차-동점 상황 같은 클러치 상황에서의 볼 분배에서도 김명관의 적극적인 허수봉 활용이 돋보인다. 이전까지의 경기들, 특히 연패가 길어질 때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아흐메드가 클러치 상황에서 확실한 결정력을 보이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허수봉이 클러치에서 해결사로 나서면서 이러한 문제점이 많이 희석됐고, 덕분에 아흐메드 역시 부담을 덜고 이전보다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허수봉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위와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허수봉은 “요즘 공격에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서, (김)명관이 형에게도 계속 더 올려달라고 주문한다. 명관이 형에게는 항상 걱정 말고 높게만 달라고 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좋은 높이로 올려줘서 잘 때릴 수 있었다”며 김명관과의 호흡과 볼 분배에 대해 언급했다. 클러치 상황에 대해서도 “명관이 형이랑 많은 대화를 하면서, 내가 클러치에서 조금 더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격이 최근에 잘 풀리면서 자신감이 붙다보니 클러치 상황에서도 상승효과가 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허수봉의 점유율과 클러치 상황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허수봉뿐만 아니라 세터 김명관의 역량 역시 중요하다. 다행히 김명관은 최근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면서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허수봉은 “미들블로커로도 뛰어본 입장에서 명관이 형이 높은 곳에서 뿌려주는 패스는 상대 미들블로커들이 따라가기 어렵다”며 김명관의 강점인 피지컬을 살린 패스가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전했다.

국가대표팀에서는 아포짓 자리에서 해결사 노릇을 했던 허수봉이 소속팀에서는 자리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바꿔 해결사로 나서기 시작했다. 포지션 적응도 마쳤고, 세터 김명관과의 호흡도 문제없다. 그는 현대캐피탈의 본격적인 반등을 이끌 열쇠가 되려 한다.

사진_현대캐피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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