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한국 여자배구, 불가리아에 2-3 아쉬운 패배[VNL]
- 국제대회 / 송현일 기자 / 2024-05-30 03:25:59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분명 박수 받을 만한 경기력이었다.
한국은 30일 오전 1시(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칼리지파크센터서 펼쳐진 불가리아와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여자부 2주차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3-25, 25-20, 26-24, 21-25, 13-15)으로 졌다. 아쉬운 패배다. 불가리아는 귀중한 첫 승점을 챙겼다.
한국은 세터 김다인(현대건설), 아포짓 박정아(페퍼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한국도로공사)와 정지윤(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현대건설)과 이주아(흥국생명), 리베로 한다혜(페퍼저축은행)를 선발로 기용했다.
이에 맞선 불가리아에서는 세터 바라코바, 아포짓 메렐린 니콜로바(한국도로공사), 아웃사이드 히터 파스코바와 요르다노바, 미들블로커 보리슬라바 사이코바와 크리보시스카, 리베로 파슈쿨레바가 먼저 코트를 밟았다.
‘모랄레스표 공격 배구’가 제대로 작동했다. 강소휘가 끊임없이 터치아웃을 노리며 23점을 쌓았고, 이다현은 중앙에서 17점을 터뜨렸다. 박정아, 정지윤, 이주아도 각각 16점, 12점, 11점을 보탰다. 다양한 공격 활로를 연 한국이다.
그러나 끝내 한국은 불가리아를 넘지 못했다. 니콜로바의 ‘원맨쇼’ 활약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이날 니콜로바는 혼자 30점을 득점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1세트 이다현의 2연속 득점으로 한국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김다인 토스를 넘겨받은 강소휘도 왼쪽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4-2를 만들었다. 불가리아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바라코바 패스 페인트로 금새 전세를 뒤집었다. 5-4로 달아났다. 이에 에이스 강소휘가 상대 손끝을 노린 회심의 강스파이크를 날렸으나, 살짝 벗어나면서 불가리아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어느덧 점수는 5-9까지 벌어진 가운데 강소휘가 다시 한번 터치아웃을 겨냥한 오픈 공격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6-9로 따라붙었다. 여기에 7-10에서 이주아 서브에이스까지 터지면서 한국이 8-10으로 끈질기게 따라갔다. 9-11에서는 긴 랠리가 이어졌다. 한다혜가 몸을 날린 리시브로 상대 공격을 받아냈으나, 끝내 파스코바 연타로 불가리아가 한 점 벌렸다. 하지만 이내 집중력을 잃은 불가리아가 범실을 냈고, 강소휘가 왼쪽 전위에서 상대 블로킹을 피하는 오픈 공격 득점을 내면서 12-12 승부의 균형이 맞춰졌다.
이후 양 팀은 한 점씩 주고받는 혈투를 벌였다. 니콜로바가 득점포를 가동하자, 박정아도 오픈 공격에 이은 서브에이스 연속득점으로 맞불을 놨다. 그 가운데 요르다노바가 득점포를 살리면서 경기를 20-17까지 끌고 갔다. 20-18에서는 니콜로바가 오른쪽 전위에서 오픈 공격 득점을 올리며 한 점 더 쌓았다. 한국도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박정아, 강소휘 득점으로 20-21까지 추격했다. 이어진 이다현 속공으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연속 실점한 불가리아가 크게 흔들렸다. 21-22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양 팀은 계속 점수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타임아웃으로 한국의 좋은 흐름을 끊은 불가리아가 뒷심을 발휘하면서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불가리아가 니콜로바 오픈 공격 득점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질세라 이주아도 2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5-5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불가리아가 행운의 득점을 내면서 10-7로 앞서갔다. 한국도 힘을 냈다. 정지윤과 박정아가 내리 득점하며 9-10 상대 턱 끝까지 쫓아갔다. 이후 한다혜가 몸을 던진 디그를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고, 이다현 연속득점으로 한국이 12-10 역전했다.
16-16에서 강소휘와 니콜로바가 자존심 싸움을 했다. 서로 한 점씩 주고받았다. 여기에 정지윤과 이다현이 힘을 보태며 한국이 20-19 고지를 선점했다. 주장 박정아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득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이내 23-20에서 이주아 블로킹 득점까지 터지면서 한국이 24-20 세트포인트를 맞았다. 이다현이 서브에이스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불가리아 범실로 먼저 점수를 낸 한국이 김다인 서브에이스로 2-0 리드를 잡았다. 여기에 박정아와 강소휘도 득점을 쌓으면서 한국이 더욱 격차를 벌렸다. 불가리아도 가만있지 않았다. 니콜로바를 앞세워 맹공을 펼친 끝에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은 한 점씩 주고받는 게임을 했다. 10-10까지 팽팽했다.
한국이 다시 힘을 냈다. 이다현 블로킹, 강소휘 오픈 공격으로 승기를 잡았다. 여기에 박정아도 힘을 보태면서 경기는 13-11이 됐다. 14-12에서는 강소휘가 파이프 공격 득점을 쏘아 올리면서 모랄레스 감독을 미소 짓게 하기도 했다. 이후 19-17에서 기나긴 랠리가 펼쳐졌고, 해결사 강소휘가 센스 있는 연타로 득점을 냈다. 이다현도 또 한 번 서브에이스를 터뜨리며 점수를 쌓았다. 기세가 한껏 오른 한국이 3세트도 가져갔다.
4세트 패색이 짙은 불가리아가 사력을 다해 한국을 쫓았다. 한국이 정지윤 연속득점으로 기선을 잡았으나, 굴하지 않고 화력을 뽐냈다. 여기에 한국의 범실까지 나오면서 불가리아가 17-10 7점 차로 크게 앞서갔다.
16-20 한국이 4점 차로 끌려가던 상황. 이주아가 블로킹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곧바로 강소휘도 터치아웃 득점을 내며 흐름을 살렸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강소휘 서브 범실로 불가리아에 주도권이 넘어갔고, 마지막 순간 표승주마저 공격 범실을 내며 불가리아가 24-20 세트포인트에 먼저 안착했다. 한국은 이다현 블로킹으로 추격 의지를 드러냈으나, 결과를 뒤집기엔 한끝 모자랐다.
최후의 5세트. 강소휘가 엄청난 퍼포먼스로 득점을 뽑아내며 한국에 주도권을 안겼다. 불가리아도 끈질기게 따라붙었으나, 7-7에서 이주아의 행운의 서브에이스가 작렬하면서 한국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불가리아도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 짜냈다. 연속 득점포를 내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 간 피 말리는 혈투가 계속 이어졌다. 서로 한 점씩 주고받았다. 어느덧 경기는 12-14까지 치달았다. 이때 강소휘가 천금 같은 터치아웃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니콜로바 연타에 한국은 무릎을 꿇어야 했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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