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지 않은 정지석의 욕심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01-16 02: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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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강예진 기자] 이유 있는 욕심이 정지석에겐 전혀 과하지 않다.

 

올 시즌 대한항공 정지석의 임무는 막중하다. 외인 비예나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함에 따라 자연스레 정지석의 역할이 커졌다. 공격에서 선봉장이 되어야 한다. 

 

지난 시즌 20.70%였던 공격 점유율이 25.73%로 상승했다. 성공률은 56.44%로 데뷔 이후 커리어하이다. 공격 종합 2위에 랭크됐다. 이번 시즌 전 경기를 통틀어 공격 성공률이 50% 아래로 떨어진 적은 단 네 차례에 불과하다.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도 정지석은 공격에서 자기 몫을 다했다. 25점으로 팀 내 최다득점이었고 공격 성공률도 65.52%로 높았다. 여기에 후위공격 7점,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 각각 3개씩 기록해 올 시즌 자신의 첫 번째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개인 통산 6호). 대한항공도 5세트 접전 끝에 KB손해보험을 3-2로 꺾고 2위와 승점차를 4점으로 벌렸다(대한항공 44점, KB손해보험 40점).

 

부담감은 없다. 해야 할 역할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해내려고 한다. 15일 경기 후 정지석은 “점유율이 올라가더라도 득점을 안 하고 싶어 하는 선수는 없다. 팀이 이길 수 있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게 좋다. 부정적인 부분은 없다”라고 전했다. 

 

어느덧 프로 8시즌 차. 전반적인 기록에서 상승 곡선을 보인다. 주춤하는 듯 보여도 되돌아보면 묵묵히 제 몫을 해낸다. 꾸준함의 대명사다. 

 

여기에 이유있는 욕심쟁이다. 공격 점유율에 대한 욕심을 산틸리 감독에게 내비쳤다. 정지석은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 점유율을 높여달라고 이야기하곤 한다”라고 밝혔다.

 

정지석이니까 낼 수 있는 욕심이다. 자신감과 경기력이 뒷받침된다. 이날 정지석의 점유율은 27.88%, 공격 성공률은 65.52%(25점)로 순도 높았다.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다. 그는 “스스로도 자신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춤할 땐 원인을 체력에서 찾으려 했다. 공수를 오가는 탓에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산틸리 감독의 한마디가 생각을 뒤바꿔놨다. 

 

정지석은 “범실이 많을 때 체력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고 생각했지만 체력은 핑계라고 말씀 하셨다. 공격 지표는 상위권이었다. 이후 마음가짐을 달리했다”라고 전했다.

 

‘과유불급.’ 지나치게 과하면 독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지석에겐 그렇지 않다. 이미 그가 몸소 증명하고 있다. 이유 있는 욕심은 정지석을 더욱 성장케 하는 밑거름이다.

 

사진_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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