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이 말하는 리베로의 '희생정신'..."공격수들 빛나게 해주고파"
-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03-27 01:45:21
[더스파이크=의정부/강예진 기자] “더 안정적이게, 공격수들을 빛나게 해주고 싶어요.”
후방 라인을 든든히 지키는 리베로, 이상욱이 두 번째 봄배구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우리카드는 26일 KB손해보험은 3-0으로 꺾고 정규리그 2위를 확보했다. 올 시즌 최다 8연승을 질주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팀 공격 성공률은 71.66%로 화력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리베로 이상욱은 상대 케이타의 공격을 여럿 걷어 올렸다. 리시브 그리고 연결 동작에서도 매끄러운 모습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상욱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성적이 나니까 기분은 당연히 좋다. 시즌 초반에는 자신감이 없었지만 갈수록 지난 시즌에 1위 했을 때 팀 분위기로 올라왔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 봄배구다. 우리카드는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 시즌은 정규리그가 조기 종료되는 바람에 1위임에도 봄내음을 맡지 못했다.
2018-2019시즌을 떠올린 이상욱은 “그땐 간절했던 경기였던 만큼 아쉬움이 정말 컸다. 그래도 큰 경기 경험 덕에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프로 4년차. 달라진 부분이라고 한다면 ‘욕심 내려놓기’다. 이상욱은 “잘하려는 욕심을 가지고 코트에 들어가면 안된다. 미팅했던 대로만 하자는 생각뿐이다. 나 자신을 믿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욕심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주의 깊게 살핀다. 잘 됐던 부분과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자기 분석을 철저히 한다. 이상욱은 “작년보다 못하고 있을 땐 왜 안되는지부터 시작해서 잘 될 때까지 영상을 보고 훈련한다. 자극과 원동력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라며 힘줘 말했다.
시즌 초반, 생각만큼 몸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 부상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지금은 팀 성적과 함께 이상욱도 날개를 펼치고 있다. 신영철 감독은 “처음보다 많이 올라왔다. 전반적으로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평했다.
이상욱은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지고 있어도 우리끼리 포기한다는 말보다는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코트 안에서는 공격수들이 빛날 수 있도록 안정감 있게 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상대가 서브를 때릴 때 기를 살려주지 않도록 잘 받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 공격들이 빛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신영철 감독의 ‘디테일 배구’에 이상욱의 기량도 쑥쑥이다. 신영철 감독은 상대가 때리는 서브의 스핀이 어떻게 들어오는지에 따른 발동작이나 자세 그리고 이단 연결 동작까지. 하나하나를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짚어준다.
이상욱은 “리베로는 코트 안에서 제2의 세터가 되어야 한다고 감독님께서 주문하신다. 감독님도 세터 출신이다 보니 공격수 스타일, 그리고 패스에 대한 걸 많이 이야기하신다. 리시브에서도 자세나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잘 짚어주신다”라고 말했다.
크게 빛나지 않는 자리. 하지만 그 어떤 자리보다 빛날 수 있는 게 리베로다. 이상욱은 “리베로는 형, 누나 같다. 희생하는 일이 많기 때문. 희생정신이 필요하다”라면서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게, 공격수들이 빛날 수 있게 뒤에서 잘 받는 게 가장 큰 목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_의정부/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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