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끼웠던 우리카드의 첫 단추, 하승우가 풀어 다시 끼운다
-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02-21 01:44:33
[더스파이크=장충/강예진 기자] 바르게 끼워진 첫 단추에 우리카드가 웃는다.
우리카드의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 19일 선두 대한항공을 3-0으로 꺾고 4연승과 동시에 2위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연패를 당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던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신영철 감독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라면서 “지금은 좋아지고 있고, 선수들 간 신뢰도 생겼다”라고 이야기했다. 적장 산틸리 감독은 “시즌 초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세터 하승우가 그렇다”라고 말한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의 원인 중 하나는 세터였다. 올 시즌 주전 세터로 낙점된 하승우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기력에 코트를 들락날락했다.
하승우는 2016-2017시즌 우리카드에 입단했지만 웜업존에 머문 시간이 많았다. 사실상 그에겐 이번이 첫 시즌이나 다름없었던 것.
실력을 떠나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 신영철 감독은 매번 ‘자신감’을 원인으로 꼽았다. 훈련 때처럼만 하길 바랐다. 계속해서 하승우에게 믿음을 줬고, 지금 하승우는 그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하승우는 “긴장됐던 게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마음이 편하니까 코트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니까 잘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빠르고 과감한 패스가 장점이다. 측면과 중앙을 고루 활용한다. 외인 알렉스를 시작으로 나경복, 한성정 그리고 미들블로커 하현용까지. 선수들에게 공격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까다로운 서브는 덤이다. 강하진 않지만 상대 리시브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신영철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고, 하승우는 “팀원들도 자기한테 넣지 말라고 눈을 피하는 경우가 있다. 서브는 자신있다”라며 자부했다.
이젠 첫 단추가 바르게 끼워졌다. 방향이 잡혔으니 다음은 속도다. 속도를 내기 위해선 안정감을 더해야 한다. “세터는 냉정하고 차분해야 하며, 궂은일을 도맡아야 한다.” 신영철 감독이 하승우에게 요구하는 부분이다.
하승우는 “경험이 부족해서 흔들릴 때가 있다. 고쳐나가야만 더 좋은 세터가 될 수 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작은 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해주신 덕에 많이 성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점차 속도 내기 시작한 우리카드,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더스파이크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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