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틸리와 한선수도 인정한 '최고의 재능' 대한항공 임동혁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2-10 01:37:00
[더스파이크=인천/이정원 기자] "동혁이는 타점도 있고 힘도 있다. 유연함과 센스만 갖추면 더 성장할 것이다." 임동혁을 향한 한선수의 극찬이다.
대한항공은 9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KB손해보험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연승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비예나가 빠져 있다. 비예나는 무릎 통증으로 인해 웜업존에도 머물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중이다. 그런 비예나의 자리를 대신하는 이가 4년차 아포짓 스파이커 만 21세 임동혁이다. 외인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임동혁 덕분에 비예나의 빈자리는 티가 나지 않는다.
임동혁은 삼성화재전에서 12점을 기록하며 곽승석(13점), 정지석(14점)과 함께 팀 승리에 앞장섰다. 최근 두 경기 한국전력전과 OK금융그룹전에서는 각각 29점-공격 성공률 54.35%, 21점-54.55%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임동혁은 최근 네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가동하고 있다.
산틸리 감독, "임동혁은 어린 나무, 팀의 미래가 될 것"
사실 임동혁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긴 힘들다. 그는 1999년생으로 또래 친구들은 대학교 3학년이다. 이번에 신인 선수로 입단한 임재영과 이지율보다(이상 1998년생)도 한 살이 어리다.
그럼에도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을 믿고 쓴다. 산틸리 감독은 "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에게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기대한다"라고 웃은 뒤 "임동혁은 아직 어린 나무다. 꾸준히 물을 줘야 한다. 나무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물과 태양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짐승이 있으면 제거를 해줘야 한다. 나는 그를 믿고 있다. 팀의 미래가 될 것이다"라고 임동혁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에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임동혁의 잠재력을 높게 봤다. 지난 7월 OK금융그룹과 첫 연습경기 후 임동혁을 향해 "NO.17. Amazing talent. 임동혁은 확실히 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다. 충분히 더 빠르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하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서 산틸리 감독은 컵대회 주전은 물론이고 리그에서도 비예나가 부진할 때 임동혁을 투입했다.
주장 한선수도 임동혁의 잠재력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비예나가 없는 상황에서 팀이 연승을 유지하고, 선두까지 갈 수 있었던에는 임동혁의 노력이 있다고 말했다. 임동혁이 어린 나이에도 곽승석, 정지석과 함께 공격을 잘 해주고 있기에 자신의 패스 역시 줄 데가 많다고 한다.
한선수, "임동혁이 유연함과 센스 갖추면 외인급"
한선수는 "비예나 뒤지지 않게 동혁이가 잘 해주고 있다. 동혁이가 충분히 그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말을 이어간 한선수는 "동혁이는 타점도 있고 힘도 있다. 유연함, 센스만 갖추면 완전한 외인급 선수가 될 것이다. 물론 유연함, 센스를 갖추려면 경험을 좀 더 쌓아야 한다. 경기를 하면서 느끼는 게 많을 것이다. 자기가 보고 느끼고 하다 보면 성장할 것이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한선수의 말처럼 임동혁은 조금 더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게 분명하다. 삼성화재전을 제외한 최근 세 경기 모두 공격 성공률 42% 이상을 기록했지만, 삼성화재전에서는 33%에 머물렀다. 상대 블로킹 벽에 4개의 공격이 막혔고, 서브 실수도 2개나 기록했다. 범실을 기록하고 스스로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산틸리 감독은 잠시 임재영과 바꿔줬다. 그에게 생각을 시간을 줬다. 웜업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임동혁은 다시 나와 득점포를 가동했다.
앞으로도 범실이 쏟아지고,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임동혁이 성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될 게 분명하다.
시즌 절반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임동혁은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득점을 넘겼다. 지난 시즌 49점이 개인 최다 득점이었는데, 올 시즌 이미 11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143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쟁쟁한 외인, 선배 공격수들 사이에서 득점 14위에 올라 있다.
임동혁은 수장 산틸리 감독과 주장 한선수의 든든한 믿음 덕에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비예나가 무릎 통증을 털고 오더라도 곧바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긴 힘들다. 그래서 임동혁은 올 시즌 끝까지 주축 공격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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