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와 라이징스타를 만나러 온 MIP, 위기의 OK금융그룹 구할 트리오 형성할까
- 남자프로배구 / 인천/김희수 / 2023-12-26 06:00:29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의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의기투합해야 한다.
OK금융그룹과 삼성화재가 22일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미들블로커 전진선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게 됐고, 아웃사이드 히터 박성진이 OK금융그룹으로 향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가 개막한 후 남녀부를 통틀어 처음 성사된 트레이드다.
제대로 된 손익계산서는 향후의 경기 내용과 결과를 봐야 뽑아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서로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 트레이드로 볼 수 있다. 삼성화재는 1996년생의 전성기 나이에 군 문제까지 해결돼 있는 전진선을 손에 넣으면서 김준우의 대각 자리를 보강함과 동시에 김준우‧양희준의 군 입대 이후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전진선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재계약이 필요해보인다. 이외에도 밝고 유쾌한 성격을 가진 전진선이 팀 케미스트리에 끼칠 긍정적인 영향도 소소한 기대 요소다.
OK금융그룹 역시 박성진이 필요했다. 아포짓보다는 아웃사이드 히터를 선호하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위해 아포짓 자리에서 리시브 가담이 가능한 국내 선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는 사실상 신호진 한 명이었기 때문에 박성진의 영입은 옵션의 다양화와 체력 안배를 꾀할 수 있는 선택이다. 2000년생의 젊은 나이와 최근 보여준 가파른 성장세 역시 박성진의 합류를 기대하게 만드는 점들이다.
한편 박성진의 합류로 OK금융그룹의 라인업에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이번 시즌 개막 직전에 치러진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개인상을 수상한 세 명의 선수가 OK금융그룹에 모이게 된 것. 당시 우승팀 OK금융그룹에서는 신호진이 MVP, 이진성이 라이징스타상을 수상했었다. 그리고 당시 준우승팀 삼성화재에서 MIP(기량발전상)를 수상했던 박성진이 트레이드로 OK금융그룹에 합류하면서 세 선수가 의기투합하게 됐다.
현재 OK금융그룹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0-3(26-28, 18-25, 22-25)으로 완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신호진은 선발로, 이진성은 교체로 경기에 나섰지만 두 선수 모두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박성진의 경우 경기장에는 동행했지만 엔트리에서는 제외됐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가능한 빠르게 기용하고 싶다”며 어느 정도의 적응만 된다면 박성진을 코트에 투입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세 선수는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 겹친다. 신호진은 아포짓, 이진성은 아웃사이드 히터가 주 포지션이고 박성진은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한다.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도우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나잇대 역시 비슷하다. 이진성과 박성진은 2000년생, 신호진은 2001년생이다. 여러모로 좋은 케미스트리를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세 선수다.
2023년 여름 구미를 뜨겁게 달궜던 세 명의 유망주들이 안산에 모였다. 젊은 패기와 넘치는 잠재력을 무기로 위기의 팀을 구해야 한다. 과연 세 선수가 OK금융그룹을 다시 상위권으로 이끌 ‘구세주 트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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