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원맨쇼’ 해피 엔딩에 이르지 못한 케이타의 하드 캐리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1-03-31 0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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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혼자만의 힘으로 거의 KB손해보험에 봄 배구를 안겨줄 뻔했지만, 마지막에 힘에 부친 케이타였다.

KB손해보험은 30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승리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이었다. 승리하면 3위는 확정이었고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준플레이오프 성사 여부만 정해지는 상황이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경기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에 만약 패하면 오히려 불리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결전의 날, 케이타가 1세트부터 힘을 냈다. 1세트부터 공격 점유율 68.75%를 소화하며 10점을 기록했다. 최익제와 호흡이 원활하다고 볼 순 없었지만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팀에 1세트를 안겼다.

2세트에는 1세트보다 더한 ‘하드 캐리’를 선보였다. 특히 세트 후반은 사실상 케이타 원맨쇼였다. 20-22로 뒤진 상황에서 서버로 나선 케이타는 범실 없이 강서브를 연이어 상대 코트에 꽂아 넣었다. 첫 두 번의 서브는 찬스볼 상황으로 이어졌고 세 번째 서브는 김재휘 블로킹으로 연결됐다. 여기에 서브 에이스까지 터뜨리며 세트 포인트에 이르렀다. 불리한 상황을 케이타 서브로 뒤집은 KB손해보험이었다. KB손해보험은 2세트도 듀스 끝에 가져오며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섰고 포스트시즌 확정까지 한 세트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3세트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1세트 부진 이후 2, 3세트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러셀이 3세트 초반 교체 투입 이후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며 반격을 이끌었다. 케이타는 3세트에도 10점, 공격 성공률 64.29%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KB손해보험 리시브가 너무 크게 흔들렸고(3세트 KB손해보험 리시브 효율 5.26%) 케이타 외에 득점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 4세트에도 케이타는 자신에게 공격이 몰리는 상황에도 어떻게든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5세트 승부를 막지 못했다.

5세트 들어서 케이타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5세트 케이타는 3-5로 뒤진 상황에서 시도한 두 차례 공격이 모두 네트에 걸렸다. 패스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케이타도 앞선 세트와 달리 타점을 잡지 못했다. 결국 케이타는 5세트 1점, 공격 성공률 14.29%에 그쳤다. 하지만 4세트까지 혼자 60%가 넘는 점유율을 소화한 케이타에게 화살을 돌릴 수는 없었다. 케이타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KB손해보험 경기는 더 빨리 끝났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케이타는 이날 45점을 기록했고 최종 공격 점유율은 66.4%였다. 마지막까지 분전한 케이타였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KB손해보험은 OK금융그룹과 한국전력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달라졌다. 두 팀 모두 승점 3점을 얻으면 KB손해보험은 5위로 밀려나면서 봄 배구가 좌절된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가서 케이타 분투는 다시 빛을 볼 수 있을까. 그 운명은 KB손해보험이 아닌 다른 두 팀 손에 달려있다.


사진=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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