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로 통한 OP 신호진 카드 '154분의 혈투'를 승리로 이끌다
-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하림 기자 / 2023-11-01 06:00:30
아포짓 신호진 투입이 삼각편대의 활약을 이끌었고, 승리의 마침표를 찍는 데 크게 일조했다.
OK금융그룹은 30일 안산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캐피탈과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5-22, 20-25, 27-25, 17-15)로 승리하며 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앞선 KB손해보험 경기에서 차지환이 왼쪽 무릎 부상을 입으면서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에 큰 고민을 떠안았다. 삼성화재전에서 셧아웃으로 패한 이후 이번 경기에서 OH에 송희채-이진성을 주전으로 내세웠지만, 뚜렷한 활약을 볼 수 없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단조로운 공격 활로로 이어지자 이진성에서 박승수를 투입했다. 그럼에도 큰 변화를 찾지 못하자 4세트부턴 OH에 레오, OP에 신호진을 투입했다.
이번 시즌 첫 출전이었던 신호진의 교체 카드는 적중이었다. 신호진이 아포짓 자리를 책임지면서 레오가 막혀있던 레프트 공격을 뚫어줬다. 대각에 자리한 송희채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OK금융그룹은 삼각편대가 고르게 점수를 쌓았다. 레오가 블로킹 1개와 서브 4개를 포함해 30점을 올렸고, 송희채가 17점을 기록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도 "사실 OH 레오에 OP 신호진을 다음 경기인 우리카드전에서 하려고 생각했다. 이번 경기 잘 안됐던 부분이 있었기에 빨리 꺼내 들었다. 마지막 승부수로 기용했는데 호진이는 머리가 좋은 선수이기에 잘 견뎌내면서 레오의 부담을 들어줬다"고 선수의 활약에 만족감을 보여줬다.
신호진은 4, 5세트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로 많은 9점을 터트렸고 공격 성공률도 64.29%로 높았다. 시즌 처음으로 밟은 코트에서 승리를 경험한 신호진은 "코트에 들어갈 때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내가 해야 할 부분을 하면서 분위기를 살려야겠다고 느꼈다. 형들이 지쳐 보였기에 분위기를 살려서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려고 했다"고 오랜만에 경기에 들어간 소감과 함께 자신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지난 시즌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신호진은 데뷔 시즌을 치르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알을 깨고 나왔고 앞서 열린 컵대회에서 MVP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작년을 되돌아보면서 비교했을 때 자신감이 더 많아졌다. 신호진은 "데뷔 시즌 초반엔 겁을 많이 먹었다. 프로는 높은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부딪히면서 나도 할 수 있고 통한다고 느꼈다. 자신감을 6라운드 후반부터 얻으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달라진 부분을 꼽았다.
프로 2년 차를 맞이한 신호진은 이제 코트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몸소 느끼고 있었다. 아포짓에 자리해 리시브를 받으면서 레오의 공격력을 이끌어야 한다. 신호진은 "오랜만에 경기에 나가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공격하는 것보다 리시브를 하는 게 더 긴장됐다. 최대한 편하게 힘을 빼면서 해보려고 했는데 실수를 해버렸다"고 털어놓으면서도 "내가 리시브를 받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면 잘 이겨내서 레오가 더 편하게 때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걸 보여줬다.
OK금융그룹은 오는 3일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우리카드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오기노 감독은 우리카드 경기에서도 신호진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과연 OK금융그룹의 삼각편대는 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카드를 제압할 수 있을까.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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