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수비 중심’ 이시몬의 자기반성 “집중력 떨어진 경기, 100% 발휘해야”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1-01-09 0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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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승리에도 보완해야 할 점을 먼저 찾은 이시몬이었다.

한국전력은 8일 KB손해보험과 4라운드 경기에서 3-0 승리를 챙기고 3연승을 달렸다. 이날도 한국전력은 러셀을 리시브에서 최대한 빠지도록 미들블로커가 리시브에 가담하는 변칙 리시브 라인을 가동했다. 이날 리시브 시도 2회에 불과했던 러셀은 서브 에이스 5개 포함 19점으로 활약했다.

리시브 부담을 던 러셀이 공격에서 팀을 이끌고 미들블로커들도 리시브에 가담한 가운데 이날도 리시브에서 중심을 잡은 건 이시몬이었다. 이시몬은 리시브 시도 19회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책임졌다. 여기에 블로킹 3개 포함 7점을 보태며 적지만 알토란 같은 득점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이시몬은 반성해야 할 경기라고 자책했다. “연승이어서 좋고 새해 첫 경기부터 좋은 기운을 받는 것 같지만 오늘 경기는 반성해야 한다”라고 운을 뗀 이시몬은 “스스로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다. 선수는 100%를 해내야 하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라고 돌아봤다.

이날 KB손해보험은 주전 두 명(김홍정, 김정호)이 결장했다. 이시몬은 “선수들끼리 집중하자고 하는데 모르는 사이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라며 상대 주전 공백도 경기에 영향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8일 만에 경기였다. 체력은 회복됐는데 경기 감각은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아 오늘 경기 어려운 면이 있을 것 같았는데 예상대로였다. 다시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3연승 과정에서 한국전력은 계속해서 러셀 리시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러셀이 리시브에서 흔들려 공격에서도 흐름을 잃는 걸 방지하고자 신영석, 안요한 등 미들블로커까지 리시브 라인에 가담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박철우도 리시브를 받는다.

기존에 이미 많은 리시브를 받고 있던 이시몬과 오재성도 더 넓은 범위를 막아내고자 몸을 던지고 있다. 이런 전략에 부담을 느끼진 않는지 묻자 이시몬은 “미들블로커들이 리시브에 가담할 때가 더 안정적이다”라고 답하며 “최근 리시브가 좀 안 되는 건 내 감각 때문이다. 내 문제라고 본다. 더 부담되진 않는다. 연습 때도 그렇고 경기 중에도 안정적으로 잘하고 있어서 부담은 되지 않는다”라고 책임감을 보였다.  

 


이시몬은 변칙 리시브 전략을 소화하는 신영석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신영석은 2020년 12월 25일 삼성화재전 이후 이런 전략을 만화에서나 볼 법한 배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시몬은 “영석이 형이 만화 같다고 했는데, 현대캐피탈 시절 영상을 보면 그때도 리시브를 받고 그 이후 공격도 잘한다. 그래서 리시브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저는 영석이 형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같은 팀에서 보니 정말 잘하더라. 믿음직스럽다”라고 칭찬했다.

현재 한국전력 변칙 리시브 전략은 다재다능함의 끝을 보여주는 신영석과 윙스파이커 출신 미들블로커 안요한 존재가 큰 몫을 차지한다. 동시에 시즌 초반부터 많은 리시브를 소화하면서도 잘 버티고 있는 이시몬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이시몬은 올 시즌 리시브 효율 1위(47.09%)를 달리고 있다. 리시브 효율 상위 10명 중 리시브 시도는 곽승석(581회) 다음으로 많다(533회). 이처럼 많은 리시브를 견뎌준 덕분에 한국전력도 러셀, 박철우 좌우 쌍포를 더 확실하게 가동할 수 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도 시즌 중 여러 차례 이시몬 기여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시몬은 장병철 감독 믿음이 더 힘을 내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이 믿어주신다. 저도 그 믿음을 느끼고 있어서 더 보답하려 한다”라며 “만약 제가 잘 못 한다면 한마디 하실 거다(웃음).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더 잘하고자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8일 경기 승리로 개막 7연패로 시작한 한국전력은 마침내 5할 승률을 맞췄다. 이시몬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며 “후반에 더 잘해서 봄 배구는 물론이고, 떨어지지 않는다면 우승까지 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후반기 목표를 밝히면서 각오를 다졌다.


사진=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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