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4위’ 일본의 변혁 이끈 블랑 감독, 현대캐피탈에도 새 바람 불까

남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4-02-08 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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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남자배구대표팀의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은 4위다. 일본 남자배구의 변혁을 이끈 사령탑이 프랑스 출신의 필립 블랑 감독이다. 오는 8월에는 한국 V-리그 현대캐피탈의 새 사령탑으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7일 “프랑스 출신의 명장 필립 블랑 감독을 다음 시즌부터 팀을 이끌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1960년생 블랑 감독은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서의 발자취까지 화려하다. 프랑스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였던 그는 1986년 세계선수권 MVP, 1987년 유럽선수권 MVP를 거머쥔 바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1991년 현역 은퇴를 했다.

1990-91시즌 이탈리아 쿠네오에서 선수 생활 마침표를 찍은 뒤 바로 다음 시즌 쿠네오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던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 됐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폴란드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다시 프랑스, 폴란드 리그를 거쳐 2017년 처음으로 아시아 배구를 접하게 됐다. 일본 대표팀 수석코치로 2021년까지 4년간 지낸 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팀을 진두지휘했다.

마침내 일본은 ‘해외파’ 이시카와 유키, 타카하시 란에 이어 아포짓 니시다 유지와 미야우라 켄토 등을 앞세워 전력을 끌어 올렸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29년 만에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고, 2023년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는 값진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일본은 1977년 월드컵 은메달 획득 이후 무려 46년 만에 세계대회 메달을 목에 걸었다. 블랑 감독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뿐만 아니다. 개최국에서 출전권이 주어지는 도쿄올림픽을 빼고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자력으로는 16년 만이다.




일본 내에서도 일본 남자배구의 2023년을 놓고 ‘퍼펙트 시즌’이라고 했다. 아울러 블랑 감독의 합류로 일본 남자배구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열정 넘치는 블랑 감독의 디테일한 지도, 일본에 맞는 전술 변화, 선수들과의 소통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일본 스포츠 매거진 ‘넘버’는 “이시카와를 필두로 해외 리그에서 경험을 쌓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개개인의 성장이 돋보였고, 블랑 감독의 전술과 잘 맞아떨어졌다. 또 블랑 감독이 가장 먼저 시도한 변화는 미들블로커 득점력을 올리는 것이었다. 이후 리그 각 팀의 세터들도 중앙 공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또 각 상황마다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을 치밀하게 구축했고 그 정확도를 높여갔다”고 밝혔다.

일본 대표팀의 이토 켄지 코치는 “분석도 바뀌었다. 상대 A패스 상황에서의 데이터를 중시했는데, 블랑 감독의 의견에 따라 A패스가 아닌 상황에서 세터가 움직였을 때 습관을 파악하고자 했다.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영상을 보고 판단을 하면서 분석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다”며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은 파리올림픽에서 8강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블랑 감독은 파리올림픽을 마친 뒤 현대캐피탈에 합류한다. 블랑 감독이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될 당시 계약 기간은 2024 파리올림픽까지였다.

블랑 감독 소식을 들은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다. 조만간 보자고 문자를 보냈다”며 “좋은 뉴스라고 본다. 필립 블랑은 여러 대표팀을 맡으면서 본인 역할을 잘 해줬고, 팀을 강팀으로 만들었다. 일본 대표팀을 맡고도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블랑 감독이 한국에 오기 전에 블랑 감독을 보좌할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스토르티 코치가 2월 팀에 우선 합류해 선수들 기량 및 V-리그 파악에 나선다. 이 코치는 2023-24시즌 당초 프랑스의 파리 발리 팀 사령탑 자리에 앉았었다. 프랑스에 다녀온 석진욱 전 감독이 머물렀던 팀이기도 하다. 석 전 감독은 “프랑스에서 한국 리그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누곤 했었다”며 “그 전에는 분석관을 하면서 코치직을 맡았고, 처음으로 파리 발리 팀에서 감독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인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도중 최태웅 전 감독을 경질한 이후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운영 중이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11승15패(승점 36)로 6위에 랭크돼있다. 3위 OK금융그룹(15승11패, 승점 43)과 승점 차는 7점이다. 봄배구 희망을 안고 정규리그 5, 6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블랑 감독이 현대캐피탈에는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_FIVB,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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