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역사와 함께 뛰는 하현용의 20번째 시즌

남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3-09-09 0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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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V-리그 원년 멤버 하현용(삼성화재)의 20번째 시즌 막이 오른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하현용은 2005년 2월 23일 V-리그 데뷔전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총 569경기를 소화했다. V-리그 최고령 여오현(현대캐피탈)의 603경기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출전 경기 수가 많다. 그가 쌓아온 기록들도 화려하다. 개인 역대 통산 블로킹 1017득점 기록, 신영석(한국전력)과 이선규(은퇴)에 이어 3위에 랭크돼있다.

2005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3라운드 1순위로 LG화재(현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하현용. 2019년 우리카드로 이적한 뒤 2022년부터는 삼성화재 하현용으로 V-리그를 치르고 있다. 2005년 신인선수상 출신이다. 2020-2021시즌 우리카드 시절 프로 데뷔 후 첫 베스트7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시상식에 오른 하현용은 어느때보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덧 20번째 V-리그를 앞두고 있다. V-리그 역사와 함께 뛰고 있는 셈이다. 하현용은 “원년에는 2월부터 리그가 펼쳐졌다. 정규리그도 20경기였다”며 “20년이라는 세월이 짧은 시간은 아니다. 동료들과 열심히 했던 좋은 기억들이 더 많다. KB손해보험에 오래있었고, 중간에 상무도 다녀왔다. 우리카드, 삼성화재까지 왔다. 지금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지난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지난 시즌에 ‘이제 나이가 있어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다가오는 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굳은 결의를 표했다.

은퇴 이후의 삶도 그려봤다. 하현용은 “은퇴에 대해 생각한 것은 서른 살 군 전역 후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막연하게 운동이 힘들다는 생각에 배구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다.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배구다. 배구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년을 보내면서 시련도 겪었다. 아직까지 주사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이유다. 하현용은 “예전에 어깨 통증 때문에 주사를 맞았는데 잘못된 적이 있었다. 염증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한 달 넘게 병원에 입원했었다. 지금도 웬만하면 주사 치료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재활이나 보강 운동을 더 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하현용이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운이 좋았다. 첫 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얻었다. 선수들이나 감독님도 잘 만났다. 주변의 도움이 컸다. 또 다행인 것은 선수 생활을 그만둘 정도로 큰 부상이 없었다”면서 “가족의 힘도 컸다. 결혼을 하고, 가족 구성원이 생기면서 책임감도 강해졌다. 아직 우승은 못 해봤지만 점점 배구가 더 소중하게만 느껴졌다. 이제 배구 선수 생활도 얼마 안 남았다. 그 전까지 배구를 즐기겠다”며 20년 넘게 함께 한 배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삼성화재에서도 맏형의 책임감을 안고 있다. 삼성화재는 2023년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도 5년 만에 결승에 오르며 포효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배구 명가’ 자존심 회복에 나선 삼성화재에 결승전의 의미는 남달랐다.

하현용도 “올해 컵대회 때 그랬듯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나도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려고 한다. 팀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기 때문에 단계별로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다. 일단 봄배구를 가게 된다면 그 때부터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하현용의 봄배구도 4시즌에 불과했다. 2005, 2005-06, 2020-21, 2021-22시즌 경험한 바 있다. 20번째 V-리그 무대에 오를 하현용의 봄배구 그리고 우승 도전도 끝나지 않았다.

사진_이보미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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