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냉철한 신호진의 자조 “나는 잘 안 됐는데, 형들 덕에 이겼다” [도드람컵]

남자프로배구 / 구미/김희수 / 2023-08-11 00: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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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신호진은 스스로의 경기력에 전혀 만족하지 않았다. 승리의 공을 온전히 동료들에게 돌렸다.

신호진은 7월 29일부터 8월 5일까지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31회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했다. 그리고 대회 일정이 끝나자마자 한국으로 귀국해 팀에 합류했다. 장소가 중국이라서 시차 문제가 크지는 않았지만, 타지에서 연달아 경기를 소화한 데다 비행까지 한 탓에 컨디션은 좋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8일 펼쳐진 OK금융그룹과 대한항공의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예선 경기에서 신호진의 경기력은 들쑥날쑥했다. 부상으로 도중에 코트를 빠져나간 전병선 대신 코트에 나섰지만, 잦은 범실에 발목을 잡혔다. 경기 결과 역시 풀세트 접전 끝 패배였기에 아쉬움은 더 컸다.

그러나 신호진은 10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아쉬움을 씻어냈다. 34.75%의 공격 성공률을 책임지면서도 팀 내 최다인 25점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4세트부터 우리카드의 아포짓 김지한과 펼친 ‘쇼다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 후 신호진을 인터뷰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신호진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경기 소감을 묻자 신호진은 “이겨서 다행이다. 나는 잘 안 된 것 같은데 형들이 도와줘서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 준결승에서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본인의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냐고 묻자 신호진은 “범실이 많았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소화하고 온 상황에서 신호진의 몸 상태에는 무리가 없었을지 궁금했다. “처음 한국에 돌아온 날에는 너무 힘들었다. 경기 도중에도 좀 졸릴 정도였다”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 신호진은 “그래도 지금은 몸은 좀 가벼워진 것 같다”며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음을 밝혔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신호진은 어떤 것들을 느꼈을까. 그는 ‘스타일의 차이’를 언급했다. 신호진은 “한국과는 배구하는 스타일이 다른 나라가 많았다. 타점으로 승부할 수 없는 상대들이 많아서, 공격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경기에서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는데 잘 통한 것 같다”며 느낀 점과 동시에 그게 이번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까지 함께 들려줬다.

A조 2위로 준결승에 오른 OK금융그룹은 준결승에서 11일 펼쳐질 삼성화재-파나소닉전의 승자와 맞붙는다. 신호진에게 두 팀 중 만나고 싶은 팀이 있는지 묻자 그는 곧바로 “파나소닉”이라는 대답을 꺼냈다. “어릴 때부터 시미즈 쿠니히로의 팬이었고, 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밝힌 신호진은 “파나소닉을 상대로 내 배구가 얼마나 통할지 기대되고, 한 번 부딪혀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자신에게 쉽게 만족하지 않는 신호진은 아직도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과연 그가 원하는 대로 이번 대회 중으로 OK금융그룹과 파나소닉의, 또 신호진과 시미즈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구미/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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