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흐름 바꾼 이예은 ‘8초의 마법’...“서브는 짧게 그리고 길게도 때리려고 해요”
- 여자프로배구 / 화성/이보미 / 2024-01-09 21:50:56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원포인트 서버’ 이예은이 8초의 마법을 선보였다.
이예은은 9일 오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4라운드 IBK기업은행 원정 경기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출전해 경기 흐름을 바꿨다. 한국도로공사는 3-1(24-26, 25-17, 25-14, 25-17) 역전승을 거두며 올 시즌 IBK기업은행전 첫 승리를 신고했다.
이예은은 2세트 14-15에서 김세빈 대신 코트 위에 올랐다. 이예은은 10회 연속 서브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교체 투입된 전새얀의 수비와 정확한 연결, 부키리치의 마무리로 23-15를 만들었다. 23-16에서야 교체 아웃됐다.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준 한국도로공사가 단번에 흐름을 뒤집었다.
이후에도 이예은은 3세트 15-12에서 19-12를 만들었고, 4세트에도 똑같이 15-12에서 19-12로 연속 득점을 챙길 수 있도록 서브로 상대를 괴롭혔다.
이날 이예림은 서브로 1득점을 올렸지만, 그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전)새얀이도 들어가서 버텨주면서 역할을 했지만, (이)예은이도 경기 흐름을 바꿔놨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예은 서브에 대해 “서브가 좋다. 구질도 까다롭지만 짧게, 길게 넣는다. 상대가 리듬 잡기가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예은은 175cm 아웃사이드 히터다. 2004년생으로 프로 2년 차다. 김 감독은 “배구를 잘 한다. 아직 수비는 좀 더 해야 한다. 단점은 블로킹이다. 공격은 어느 정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아웃사이드 히터는 아니지만 ‘원 포인트 서버’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 이예은이다.
이예은은 “경기 전 웜업을 할 때 부키리치와 맨투맨으로 하는데 부키리치가 내 얼굴을 막힐 뻔했다. 그런 날 부키리치가 잘한다. 그래서 내 얼굴을 희생하기로 했다”며 밝게 웃었다.
본인의 서브에 대해서는 “솔직히 내 서브가 받기 힘들다고는 생각 안 한다. 작년에 그렇게 했던 것도 있고 해서 조금은 내가 들어갔을 때 생각을 하고 어디로 올지 모르니깐 방황하다가 못 잡는 것 같다”며 “오늘 2세트처럼 그렇게 길게 서브를 한 적은 없었다. 작년에도 그렇게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서브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예은은 “서브 연습은 단체로 하기도 하고 야간에도 한다. 선수들 사이에 때리기도 하고, 짧게 그리고 길게 때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예은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코트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시즌 큰 경기에서 기회를 잘 받아서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리그 초반에 실수를 해서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도 걱정했는데, 그래도 기회를 받게 된다면 이를 잡아보자고 생각했다. 이번 경기 때 나와서 다행인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국도로공사는 7승15패(승점 22)로 6위에 랭크돼있다. 이에 이예은은 “선수들끼리도 연습할 때 봄배구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시즌이 끝난 것도 아니고 많이 남아있다. 팬들한테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자는 마인드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이긴 이유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며 힘줘 말했다.
이예은의 8초의 마법에 이목이 집중된다. 덕분에 한국도로공사가 웃고 있다.
사진_화성/이보미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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