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영웅이 된 이재현! 삼성화재, 노재욱 공백 극복하고 우리카드 제압 [스파이크노트]
- 남자프로배구 / 대전/김희수 / 2024-01-19 21:36:38
주전 세터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삼성화재의 간절함을 꺾을 수는 없었다. 삼성화재가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삼성화재가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2(28-26, 20-25, 29-27, 16-25, 15-11)로 꺾었다. 주전 세터 노재욱이 무릎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경기 시작도 전부터 어려움에 처한 삼성화재였지만, 간절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노재욱 대신 나선 세터 이재현은 여러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파이팅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제몫을 충분히 해냈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는 44점을 올리면서 트리플 크라운까지 달성하며 이재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5연패의 늪에 빠진 채 우울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게 됐다. 세터-리베로-미들블로커까지는 이전의 모습을 얼추 되찾은 모습이었지만, 날개 공격수들의 기복이 여전했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과 김지한은 앞선 연패 기간에 비해 준수한 화력을 발휘했지만 범실도 도합 18개를 저지르며 업다운이 심한 경기를 펼쳤고, 한성정의 리시브 컨디션은 아직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를 크게 벌리지 못한 채로 불안한 1위인 채 브레이크를 맞게 된 우리카드다.
1세트 삼성화재 28 : 26 우리카드 – 이재현은 두려움을 모른다
[주요 기록]
삼성화재 이재현: 27-26에서 오픈 공격 득점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이재현에게 쏠린 가운데, 이재현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특히 첫 터치가 어렵게 이뤄진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오버핸드로 패스를 올리려는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8-8에서 요스바니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10점에는 우리카드가 먼저 도착했다. 위기에서 신장호가 이재현에게 든든한 득점을 보탰다. 9-11에서 날카로운 서브로 한태준의 오버네트를 이끈 뒤 아예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세트 중후반, 우리카드가 먼저 2점 차로 앞서갔다. 15-15에서 이재현의 세트 범실과 박진우의 블로킹이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16-18에서 에디의 속공과 요스바니의 서브 득점으로 빠르게 동점을 만들었다. 19-19에서도 한성정의 시간차가 터지자 요스바니가 백어택으로 받아치며 두 팀은 나란히 20점대에 돌입했다. 두 팀은 20점대 승부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1세트는 듀스를 향했다. 치열했던 듀스 접전을 끝낸 선수는 이재현이었다. 27-26에서 요스바니가 디그한 공을 과감한 왼손 오픈 공격으로 처리하며 1세트를 직접 끝냈다.
2세트 삼성화재 20 : 25 우리카드 – 상대의 범실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우리카드
[주요 기록]
범실: 삼성화재 9개 – 우리카드 6개
우리카드 이상현-마테이-박진우: 공격 성공률 100%
김준우와 박진우가 A속공을 주고받으며 시작된 2세트는 1세트 이상으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1점 차와 동점을 오가는 숨 막히는 접전이 계속됐다.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우리카드였다. 10-10에서 에디의 속공과 요스바니의 백어택이 모두 범실이 되면서 어부지리로 리드를 잡았고, 여기에 이상현의 속공 득점까지 더해졌다. 15-13에서는 한성정이 휘슬이 불자마자 기습적으로 서브를 넣어 삼성화재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이상현이 요스바니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선착을 이끌었다.
우리카드는 세트 중반 들어 더욱 기세를 끌어올렸다. 16-14에서 김정호의 서브 범실이 나온 뒤 박진우가 김준우의 속공을 단독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여기에 김정호의 공격 범실까지 겹치며 순식간에 5점 차까지 달아났다. 이후 20-16에서 요스바니의 서브 차례도 마테이를 앞세워 한 번에 끝낸 우리카드는 24-20에서 이재현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삼성화재 29 : 27 우리카드 – 요스바니가 끌고, 에디가 끝내고
[주요 기록]
삼성화재 요스바니: 2-2에서 블로킹으로 트리플 크라운 달성, 18-17에서 2연속 서브 득점
삼성화재 에디: 28-27에서 블로킹 득점
3세트 초반, 요스바니가 빠른 타이밍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2에서 마테이의 오픈 공격을 완벽한 오버 블록으로 잡아내며 마지막 요건이었던 블로킹 3개를 채웠다. 이후 3세트도 2세트 못지않은 접전이 벌어졌고, 이번에도 먼저 앞서간 쪽은 우리카드였다. 9-9에서 마테이가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직전에 우리카드의 덜미를 잡았다. 13-15에서 이상현의 서브 범실이 나온 직후 박진우의 속공을 김준우가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삼성화재는 세트 후반 역전까지 성공했다. 17-17에서 요스바니의 강서브가 우리카드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이것이 마테이의 공격 범실로 이어졌다. 여기에 요스바니의 서브 득점까지 추가로 터지자 신영철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했지만, 요스바니는 작전 시간 이후에도 서브 득점을 추가하며 20점 선착을 견인했다. 요스바니가 날아오르자 마테이도 힘을 냈다. 18-20에서 연속 반격 득점을 터뜨리며 다시 균형을 맞췄다. 1세트와 유사한 흐름으로 20점 이후의 접전이 펼쳐진 끝에 3세트 역시 듀스를 향했고, 이번에도 승자는 삼성화재였다. 28-27에서 에디가 마테이의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잘라냈다.
4세트 삼성화재 16 : 25 우리카드 – 많은 것이 걸린 이 경기, 5세트로 갑니다
[주요 기록]
범실: 삼성화재 11개 – 우리카드 6개
공격 성공률: 삼성화재 26.92% - 우리카드 80%
벼랑 끝에 몰린 우리카드는 이상현을 앞세워 4세트 초반 리드를 잡았다. 이상현은 8-6에서 에디의 속공과 요스바니의 백어택을 연달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코트 위에 철벽을 세웠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김상우 감독은 신장호를 빼고 김우진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고, 김우진은 투입되자마자 깔끔한 직선 공격과 서브 득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양 팀 모두 긴장을 떨치지 못한 듯 서브 범실이 쏟아져 나왔다. 이상현, 에디, 한태준, 이재현이 모두 서브 범실을 저질렀다.
다소 가라앉은 흐름 속에서 우리카드가 먼저 16점에 도달했다. 15-12에서 마테이가 빠른 공격으로 득점을 올렸다. 이후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이 끝나자마자 이상현과 김우진이 나란히 김우진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점수 차는 6점 차까지 벌어졌다. 삼성화재는 14-19에서 요스바니마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추격의 동력을 살리지 못했고, 결국 24-16에서 김지한의 득점이 터지며 경기는 5세트를 향했다.
5세트 삼성화재 15 : 11 우리카드 – 악재가 또 터져? 그럼 또 극복해!
[주요 기록]
삼성화재 김준우: 7-6에서 교체 아웃(블로킹 후 착지 과정에서 다리 부상)
삼성화재 에디: 11-9에서 블로킹 득점
5세트 역시 초반은 팽팽했다. 역전과 재역전이 오가는 접전이었지만 어느 쪽도 먼저 2점 차로 치고 나가지는 못했다. 그러던 도중 삼성화재에 악재가 덮쳤다. 6-6에서 김준우가 블로킹을 잡아냈지만, 착지 과정에서 김정호와 다리가 엉키며 통증을 호소한 것. 결국 김준우는 부축을 받으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삼성화재는 요스바니가 8-8에서 귀중한 득점을 올리며 계속 근소한 리드를 지켰다. 박준혁과 잇세이 오타케(등록명 잇세이)가 동시에 전위에 투입된 상황에서 쓰리 블록을 뚫는 큰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후 10-9에서 마테이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5세트 들어 처음으로 점수 차가 2점 차로 벌어졌다. 삼성화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신장호의 엄청난 집중력으로 넘긴 3단 처리와 에디의 투지가 돋보이는 블로킹으로 또 한 점을 더하며 확실히 분위기를 장악했다. 결국 14-11에서 요스바니의 백어택이 터지며 삼성화재가 연패에서 벗어났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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