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미 봉쇄 실패’ 대한항공, 쿠웨이트 스포르팅에 석패...7~8위 결정전행 [마나마 현장노트]
- 국제대회 / 마나마/김희수 / 2023-05-20 21:00:05
대한항공이 쿠웨이트 스포르팅에 패하며 7~8위 결정전으로 향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20일(이하 현지 시간) 이사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클럽 배구선수권 5~6위 결정전 진출전에서 쿠웨이트 스포르팅 클럽(쿠웨이트)에 세트스코어 1-3(26-28, 25-21, 32-34, 23-25)으로 패했다. 사베르 카제미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카제미의 묵직한 서브에 대한항공의 리시브는 계속해서 흔들렸고, 듀스를 향한 1세트와 3세트를 모두 패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임동혁이 팀 내 최다인 34점을 터뜨렸지만, 서브 득점 7개 포함 42점을 퍼부은 카제미가 아포짓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은 21일 7~8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대한항공의 경기 직후 진행되고 있는 사우스 가스 스포츠 클럽(이라크)과 바양홍고르(몽골)의 대결에서 진 팀이 대한항공과 만난다.
1세트 – 언제나 대한항공의 적은 범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손현종과 이준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임동혁을 아포짓으로 기용하는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에 쿠웨이트 스포르팅 선수들은 손현종에게 목적타 서브를 퍼부으며 대응했다.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대한항공은 손현종과 임동혁이, 쿠웨이트 스포르팅은 카제미가 공격을 이끌었다. 먼저 앞선 쪽은 쿠웨이트 스포르팅이었다. 11-11에서 정진혁과 임동혁의 연속 범실이 나오며 어부지리로 리드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임동혁의 서브 득점과 아스비 알레네지의 범실로 17-16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쿠웨이트 스포르팅이 블로킹으로 김민재의 속공과 임동혁의 백어택을 연달아 차단하며 다시 리드를 뺏어갔다. 그렇게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던 도중, 틸리카이넨의 매의 눈이 빛을 발했다. 19-19에서 랠리 도중 센터라인 침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화면에 카제미의 발이 센터라인을 넘은 것이 포착되며 대한항공의 20점 선착을 이끌었다. 그러나 오마르 알레네지와 카제미의 활약으로 1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카제미의 연타 득점과 임동혁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28-26으로 쿠웨이트 스포르팅이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 손현종의 결정적인 한 방
1세트를 내준 대한항공은 임동혁을 앞세워 2세트 초반 기세를 올렸다. 임동혁은 직선과 대각을 번갈아 공략하며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임동혁은 내친 김에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대한항공에 7-3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쿠웨이트 스포르팅도 카제미를 앞세워 반격했다. 카제미는 4-7에서 3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다행히 카제미의 네 번째 서브는 범실이 됐고, 한숨 돌린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다시 힘을 내며 1점 리드를 계속해서 지켰다.
세트 후반도 계속해서 같은 흐름이었다. 쿠웨이트 스포르팅이 턱밑까지 추격하면 대한항공이 곧바로 달아나는 양상이 이어졌다. 손현종과 임동혁의 득점으로 조금이나마 앞서가던 대한항공에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22-21에서 카제미의 서브 차례가 다가온 것. 카제미는 날카로운 서브를 넣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으로 판독되며 대한항공은 고비를 잘 넘겼다. 23-21에서 손현종이 결정적인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세트포인트에 도달한 대한항공은 카제미의 범실과 함께 25-21로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는 쿠웨이트 스포르팅이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오마르 알레네지가 블로킹과 공격에서 모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이준을 앞세워 반격했지만, 손현종과 김민재의 서브 범실로 추격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여기에 조재영의 아쉬운 2단 연결까지 겹친 대한항공은 카제미의 백어택에 실점하며 8-13까지 뒤졌다.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공격에서 분전하며 점수 차를 좁혔지만, 동점과 역전을 향하기에는 리시브나 연결에서 팀의 전체적인 안정감이 떨어졌다.
흐름을 탄 쿠웨이트 스포르팅은 계속해서 앞서갔다. 카제미와 오마르 알레네지, 모하메드 알수바이드가 번갈아가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오마르 알레네지의 대각 공격으로 20점에 가볍게 선착한 쿠웨이트 스포르팅은 점점 승기를 굳혀가는 듯 싶었지만, 20점대 이후 갑자기 범실이 늘어나며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19-21에서 카제미마저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대한항공은 1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급기야 카제미의 결정적인 네트터치까지 나오며 3세트는 듀스를 향했고, 양 팀 모두 30점을 돌파한 처절한 듀스 승부는 임동혁의 퀵오픈이 블로킹에 걸리며 34-32로 쿠웨이트 스포르팅의 승리로 끝났다.
4세트 – 카제미의 연속 서브에 무너진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날 계속해서 흔들린 오은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4세트부터 수비 상황에서는 송민근을 투입했다. 진지위의 서브 득점과 이준의 퀵오픈으로 10점에 선착한 대한항공은 카제미를 앞세운 쿠웨이트 스포르팅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며 16-13으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도달했다.
10점대 후반, 쿠웨이트 스포르팅의 거센 추격이 시작됐다. 정진혁의 서브 범실 이후 카제미가 블로킹과 쳐내기 공격으로 18-19 1점 차를 만들었다. 위기에서 임동혁이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섰다. 호쾌한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다시 점수 차를 21-18까지 벌렸다. 그러나 쿠웨이트 스포르팅에는 카제미가 있었다. 21-23에서 서브 라인에 선 카제미는 2연속 서브 득점 포함 강서브를 연달아 대한항공의 코트에 꽂아 넣었고, 결국 대한항공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지며 25-23으로 쿠웨이트 스포르팅이 승리를 따냈다.
사진_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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