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노 감독 “모두가 최고였다” - 틸리 감독 “내년에도 제의 오면 수락한다” [도드람컵]

남자프로배구 / 구미/김희수 / 2023-08-12 19:56:54
  • 카카오톡 보내기

혈전 끝에 승자와 패자는 나뉘었지만, 양 팀의 감독은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사실상 패자가 없는 경기 같았다.

OK금융그룹이 12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 2경기에서 파나소닉을 세트스코어 3-2(32-30, 15-25, 30-32, 25-22, 15-9)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범실 관리에서 14-41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주된 승리의 요인이었다. 신호진은 경기 최다인 31점을 터뜨렸고, 3세트까지 부진하던 차지환은 4세트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승장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선수들을 포함한 모든 OK금융그룹의 구성원들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칭찬해주고 싶다. 결승에서도 본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기쁘게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서 오기노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좋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곽명우의 패스가 개선되어가는 모습이나, 차지환과 이진성의 활약들이 눈에 띄었다. 차지환과 이진성이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공격과 리시브 모두 열심히 준비해줬고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두 선수 모두 좋은 잠재력을 갖췄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오기노 감독으로부터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하나 들을 수 있었다. 바로 그가 일본인 감독이기 때문에 생긴 의외의 약점(?)에 관한 것이었다. 오기노 감독은 “파나소닉이 일본 팀이다 보니 내가 내는 사인 같은 것들이 상대에게 좀 읽혀서 경기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는 재밌는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오기노 감독에게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물었다. 그는 “선수들에게는 먼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당장 해야 할 것들에만 신경 쓰자고 이야기했다. 지난 2개월 간 해온 연습과 시스템의 변화에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줬다. 그렇게 쌓아온 것들을 결승에서 보여 달라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많이 힘들 것이다. 삼성화재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0-4로 패했었다. 복수할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후회 없는 경기로 승리를 노려보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편 패장 로랑 틸리 감독은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대회였다. 준비도 잘 했고 대회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다만 이번 경기의 5세트에 선수들이 갑자기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않는 느낌을 받아서 많이 안타까웠다. 5세트에 들어가면서 선수들의 태도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이미 경기를 진 것처럼 행동했다. 이 순간도 선수들에게는 배울 점이 있는 순간일 것이다. 이 경기가 이마무라 타카히코가 파나소닉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서(체코 리그 임대 이적 예정), 선수들과 아쉬움을 나눴다”고 대회 전반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틸리 감독은 직접 겪어본 V-리그 팀들과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강점으로는 높은 에너지 레벨을 꼽고 싶다. 커버 플레이나 수비 과정에서 늘 최선을 다하고, 공격이나 블로킹 과정에서도 늘 최대치로 점프를 하려고 한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리시브가 좀 오락가락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번 경기에서는 우리의 리시브도 좋지 않았지만, 우리가 이긴 경기를 보면 서브로 리시브를 흔드는 것이 주된 승리 요인이었다. 빠른 플레이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필요 없는 범실들이 좀 나오는 것도 약점인 것 같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언급했다.

틸리 감독은 지난 5월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클럽선수권에서 드미트리 무셜스키(산토리 선버즈)가 대한항공을 일본 리그 최하위 수준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놀란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리며 “이번 대회에서 100%의 전력을 갖춘 팀들과 붙은 건 아니라서 평가를 하기는 좀 어렵다. 하지만 다들 파이팅이 좋은 팀들이었다. 일본에도 산토리 선버즈나 나고야 울프독스 같은 강팀들이 있지만, V-리그 팀들도 중위권 싸움은 가능할 거라고 본다”는 견해를 들려주기도 했다.

틸리 감독에게 내년에 열릴 다음 대회에도 참가 제의가 온다면 수락하겠냐는 질문도 건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완벽한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대회 진행도 잘 됐고, 수준 높은 경기들도 많았다. 또 제의가 온다면 물론 참가하고 싶다”고 흔쾌히 수락 의사를 밝혔다.

사진_KOVO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