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에 감동이 찾아왔다” 우상을 꺾은 신호진, 특별한 경험을 하다 [도드람컵]

남자프로배구 / 구미/김희수 / 2023-08-12 19: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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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상이었던 시미즈 쿠니히로를 상대한 신호진이 특별한 경험을 했다. 경기를 하던 도중에 그에게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다.

OK금융그룹과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이 우리카드를 꺾은 날,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신호진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나는 잘 안 됐는데, 형들 덕분에 이겼다. 범실이 많았기 때문에 경기력에도 만족하지 않는다”라며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이틀 뒤, 준결승 무대에서 신호진은 조별리그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대활약을 펼쳤다. 경기 최다인 31점을 퍼부었고, 블로킹은 6개나 잡아냈다. 범실도 4개로 억제하며 효율적인 경기 내용까지 선보였다. 신호진의 활약 속에 OK금융그룹은 파나소닉을 세트스코어 3-2(32-30, 15-25, 30-32, 25-22, 15-9)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경기 후 인터뷰실로 들어오는 신호진의 표정은 이틀 전보다 밝았다. 그는 “파나소닉이라는 팀이 워낙 강한 팀이니까 도전자의 입장에서 경기하고자 했다. 너무 급하지 않게, 재밌게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경기에서도 그 마음가짐이 유지됐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는 경기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날 신호진은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측면에서 OK금융그룹의 철벽으로 군림했다. OK금융그룹의 블로킹 시스템은 어떻게 갖춰지는 것인지 묻자 신호진은 “우선 분석 과정에서 각자 취해야 할 블로킹 전략을 선수마다 체계적으로 전달해주신다. 연습도 많이 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나는 그냥 내 코스를 지켰는데 거기에 자꾸 상대가 공격을 때려서 ‘이게 왜 잡히나’ 싶었다”며 내용 소개와 함께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경기보다는 밝은 표정을 유지하는 신호진에게 이번 경기에서의 경기력에는 만족하는지도 물었다. 신호진은 다소 쑥스러운 표정으로 “지난 경기보다는 더 여유롭게, 넓은 시야를 가지고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조금은 만족한다. 범실도 좀 줄이긴 했는데, 아직도 보완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 앞으로 더 경기력을 다듬어서 더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여전히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신호진은 우리카드전 승리 이후 “파나소닉과 붙고 싶다. 어릴 때부터 시미즈 쿠니히로의 팬이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준 바 있다. 신호진은 바람대로 파나소닉과 시미즈를 상대로 만났고, 심지어 승리까지 챙겼다. 시미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눈빛이 초롱초롱해진 신호진은 “확실히 노련함과 센스가 다르긴 달랐다. 수비를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잡을 만해 보이는 공격도 잘 안 잡혔다. 경기 도중에 시미즈를 상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감동 같은 것도 느껴졌다. 좋은 경험이었다”라며 잊지 못할 순간을 경험했음을 들려줬다.

OK금융그룹과 신호진의 이번 대회 마지막 상대는 삼성화재다. OK금융그룹은 대회 전 치른 연습경기에서 삼성화재에 0-4로 패했지만, 신호진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팀을 떠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경기에 뛰지 않았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잘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래도 우리만의 경기를 재밌게 한다면, 쉽게...”라며 하던 이야기를 잠시 멈춘 신호진은 “쉽게는 아니고(웃음), 그래도 승리가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다”며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만족을 모르는 신호진은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도 큰 발전을 이룩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비록 준비 기간은 더욱 짧지만, 13일에 치러질 결승에서도 신호진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_구미/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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