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달성 현대캐피탈 통산 V5 힘 더한 MB 정태준 [CH3]
- 남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04-05 17:25:40
현대캐피탈이 봄배구 마지막 승자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시리즈 전적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팀 통산 역대 5번째이고 2024 통영 컵대회, 정규리그 1위에 이어 봄배구 정상까지 오르며 '트레블'도 달성했다.
또한 대한항공의 5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 앞길도 막아섰고 지난 2022-2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에 당한 패배도 두 시즌만에 설욕했다.
현대캐피탈의 이번 챔피언결정전 우승 원동력은 적지 않은 나이지만 개인 통산 7시즌째 V-리그에서 뛰며 여전한 기량을 보이고 있는 레오(쿠바) 그리고 토종 스파이커로 팀 주장을 맡고 있는 허수봉이 꼽힌다. 그러나 미들블로커로 팀의 높이를 베태랑 최민호와 함께 책임진 정태준도 숨은 주역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현대캐피탈이 레오를 지명하자 '어우현'(어차피 우승은 현대캐피탈)이라는 말도 나왔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16연승으로 내달리며 독주했고 남자부 역대 최단 기간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막강 전력이라고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높이'가 약점으로 꼽혔다. 앞서 이선규, 윤봉우, 하경민 등 국가대표팀 3인방 미들블로커를 모두 보유하고 있을 당시 현대캐피탈은 높이에서 강점을 보였다. 이후 그 계보는 최민호, 신영석(현 한국전력), 박상하(현 KB손해보험)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뒤 신영석과 박상하는 팀을 떠났고 최민호아 함께 높이를 책임을 질 수 있는 짝을 찾는 게 과제가 됐다. 그 한자리를 두고 여러 명의 선수들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고 결국 정태준이 됐다.
정태준은 3차전에서 4점에 그치긴했지만 중요한 순간 상대 공격 두차례 가로막았다. 지난 1일 열린 1차전에서도 블로킹 3개를 포함 8점, 3일 치른 2차전에서도 3블로킹 포함 8점을 각각 올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신장 200㎝인 정태준은 성지고와 홍익대를 나왔고 지난 2021-2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됐다. 당시 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태웅 전 감독(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은 미들블로커 유망주로 꼽힌 정태준을 1라운드에서 뽑았다.
그러나 정태준은 신인 시절과 3년차까지는 코트로 나오는 시간이 적었다. 2021-22시즌 정규리그 기준 단 한 경기에도 나오지 못했고 2022-23시즌 8경기(14세트) 9점, 2023-24시즌 7경기(13세트) 9점에 그쳤다. 두 시즌 동안 블로킹 성공은 3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정태준은 주전 미들블로커로 중용됐다. 34경기(114세트)에 나와 208점을 올렸고 상대 공격도 70차례나 가로막는 등 현대캐피탈 높이의 한 축을 든든하게 지켰다. 최 전 감독과 박상하도 이번 시즌 정태준에 대해 "정말 기량이 많이 늘었다"고 입을 모아 얘기할 정도였다.
정태준이 최민호와 함께 미들블로커 자리를 책임진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팀 블로킹 부문에서 세트당 평균 2.824개로 1위, 속공 부문에서도 성공률 62.08%로 1위에 올랐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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