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데뷔전서 구단 역사에 이름 새긴 아폰소 감독, “은퇴 후에도 회자할 기록”[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김예진 기자 / 2025-01-12 17:09:09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이 오랫동안 회자할 수 있을 뜻깊은 홈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12일 오후 경민대학교기념관에서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과 풀 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를 통해 KB손해보험은 구단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6연승 달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는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였다. 비예나는 이날 개인 30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아폰소 감독은 이날 경기를 두고 “어려운 경기였다”는 총평을 남겼다. 이어 “1세트와 2세트에는 공격에서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또 상대 주 공격수들에 대한 블로킹도 잘 됐던 것 같다. 그러나 이후 두 세트 동안은 앞선 세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승패를 가를 5세트를 두고 아폰소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전했을까. 아폰소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가져달라고 얘기했다. 앞선 두 세트를 모두 지고 마지막 세트를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이번 경기에서 그 용기를 잘 보여준 것 같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 중에는 박상하와 이준영이 서로의 자리를 대체하기도 했다. 아폰소 감독은 두 선수를 두고 “박상하는 경험이 많고 팀을 리드하는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다. 이에 반해 이준영은 어리지만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강한 서브를 구사하기도 한다. 아직 이준영이 블로킹에 있어서는 박상하에 비해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며 “이번 경기에서는 박상하의 속공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아 황택의의 공격 활로를 뚫어주려 이준영을 투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경기 승리로 아폰소 감독은 구단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기록하며 팀의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아폰소 감독은 “이 기록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뜻깊다. 언젠가 이 팀을 떠나거나 은퇴를 하게 됐을 때도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기록인 것 같다”며 웃었다.
반면 패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거의 다 잡을 뻔한 경기였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전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이 그랬듯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KB손해보험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축하를 전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게임은 계속 있기에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선전포고를 남기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와 2세트를 KB손해보험에 내줬지만 곧바로 3세트와 4세트 승리를 거두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를 누가 뛰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시작할 때 경기력이 약했기에 변화를 주려고 했다. 새롭게 들어온 선수들이 분위기를 잘 바꿔준 것 같다”며 희망적이었던 부분을 짚었다.
이날 경기로 각각 3위와 2위에 자리하고 있는 두 팀은 승점을 나눠 가지며 미세하게나마 격차를 좁혔다. 고착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남자부 상위권의 순위싸움은 앞으로 더욱 흥미로워질 예정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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