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꺼내든 교체 카드 윌로우 존슨, 우승 향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까

여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4-01-21 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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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주인공은 윌로우 존슨이다.

배구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를 대신할 외국인 선수로 윌로우 존슨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옐레나의 경기력은 물론 태도에 대해서도 팀 내부·외부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흥국생명이 결국 외국인 교체라는 강수를 두는 쪽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V-리그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세 번이나 도전한 윌로우 존슨은 배구선수로서의 기량보다는 외적인 요소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아버지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위대한 좌완 투수 랜디 존슨이기 때문이다. 랜디 존슨은 메이저리그에서 4135.1이닝을 던지며 303승을 거뒀고,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역사에 길이 남을 대투수다. 윌로우 존슨의 합류 소식이 전해진 뒤 랜디 존슨이 한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까지 벌써부터 커질 정도다.

아버지를 배제하고 선수로서의 윌로우 존슨을 살펴본다면, 그는 192cm의 신장을 갖춘 1998년생의 왼손잡이 아포짓이다. 젊은 나이와 준수한 신체 스펙을 갖춘 데다, 옐레나와는 달리 왼손잡이라는 점에서 흥국생명의 공격 옵션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그러나 키에 비해 점프가 높지 않고, 타법 역시 정석적이지 않은 것은 불안 요소다. 한 배구계 관계자 역시 윌로우 존슨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체크한 뒤 “공격 시의 상체 자세가 불안정하다. 생각보다 답답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며 약간의 우려를 표했다. 물론 영상과 실제 플레이가 다른 경우는 V-리그 외국인 선수 영입 및 기용 과정에서 파다한 일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저평가만을 할 이유는 없다. 


또한 왼손잡이라는 이점은 윌로우 존슨 혼자서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닌, 세터들의 적절한 패스 길이-높이 조절이 있어야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원정과 김다솔이 이번 시즌에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처음으로 왼손잡이 공격수와 길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윌로우 존슨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치러진 튀르키예에서의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받은 평가는 ‘움직임은 다소 둔하지만 오픈 공격 해결 능력은 나쁘지 않다’였다. 운동 능력이 좋은 김연경과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가 버티는 대신 리시브가 안정적이지 않고 세터들의 패스에도 기복이 있는 흥국생명으로서는 윌로우 존슨이 저 평가대로만 플레이해준다면 나름 기대해볼 만한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흥국생명은 이미 브루나 모라에스라는 시즌 중 외국인 교체 실패 사례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윌로우 존슨이라는 교체 카드를 또 한 번 꺼내들었다. 베테랑 김연경-김수지-김해란의 ‘프라임 타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승을 노리기 위한 도박수를 던질 명분은 충분하다. 이 도박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해진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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