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의 조건은 ‘꾸역승’! 삼성화재, 천신만고 끝에 KB손해보험 꺾고 연패 탈출 [스파이크노트]

남자프로배구 / 의정부/김희수 / 2024-02-10 16: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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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가장 필요했던 결과를 만들어냈다. 삼성화재가 신승을 거뒀다.

삼성화재가 10일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세트스코어 3-2(25-19, 18-25, 19-25, 25-23, 15-11) 승리를 거뒀다.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않았다. 선수들의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인해 라인업이 고정되지 못한 채 어려운 경기를 치렀고,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의존도는 높아져만 갔다. 그러나 꾸역꾸역 고비를 넘기며 버틴 삼성화재는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승점 2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에는 김정호의 연속 서브도 빛을 발했다.

KB손해보험은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2세트부터 코트에 나선 우상조가 커리어에 길이 남을 정도의 맹활약을 펼쳤고,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황경민은 쌍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4세트 후반부의 1점 승부에서 석패한 것이 특히 뼈아팠다. 홍상혁의 불안정한 리시브도 경기 내내 리스크였다.


1세트 KB손해보험 19 : 25 삼성화재 – 서브 나비효과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서브 범실 5개
삼성화재: 서브 득점 2개

KB손해보험은 세트 초반 잦은 서브 범실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민, 비예나, 홍상혁이 모두 서브 범실로 물러났다. 반면 삼성화재는 8-7에서 김정호가, 11-8에서 에디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서브로 재미를 봤다. 이후 황경민까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면서 삼성화재는 13-9까지 앞서갔다. 오로지 서브에서만 벌어진 격차라고 봐도 무방했다.

14-10에서 요스바니의 절묘한 페인트와 김우진의 날카로운 대각 공격으로 반격을 이어간 삼성화재는 여유롭게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홍상혁과 배상진이 앞선 서브 범실들로 위축된 듯 다소 약한 서브를 구사했고, 두 서버 모두 요스바니에게 강력한 파이프로 응징당하며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 19-14에서 황승빈의 서브 범실까지 나오며 20점 고지를 밟은 삼성화재는 24-19에서 요스바니의 파이프가 터지며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KB손해보험 25 : 18 삼성화재 – 게임 체인저 우상조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우상조: 선발 출전, 서브 득점 2개, 블로킹 1개

김홍정 대신 선발로 나선 우상조가 2세트 초반 좋은 활약을 펼쳤다. 5-5에서는 김정호의 3단 처리 시도를 블로킹으로 차단했고, 7-6에서는 서브 득점까지 터뜨렸다. 9-8에서 김우진이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10점에 선착한 KB손해보험은 황경민의 오픈 공격과 비예나의 연속 블로킹으로 13-8까지 달아나며 기세를 올렸다. 


KB손해보험은 15-11에서 에디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삼성화재는 공격 컨디션이 그닥 좋지 않았던 요스바니가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추격을 시도했지만, 요스바니를 제외한 다른 쪽에서의 득점이 충분히 터지지 않았다. 이 틈을 타 KB손해보험은 우상조가 19-14에서 또 하나의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세트의 분위기를 장악했고, 삼성화재는 18-23에서 포지션 폴트까지 저지르며 무너졌다. 25점째는 비예나가 책임진 KB손해보험은 2세트 반격에 성공했다.


3세트 KB손해보험 25 : 19 삼성화재 – 우상조와 황경민의 동반 폭발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우상조: 블로킹 1개‧서브 득점 1개 포함 3점
KB손해보험 황경민: 5점, 공격 성공률 83.33%

3세트에도 우상조의 활약은 계속됐다. 3-3에서 날카로운 속공을 터뜨린 뒤 요스바니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요스바니의 플로터 서브가 터무니없는 범실이 되는 등 여전히 흐름이 어수선했다. 꾸준히 앞서가던 KB손해보험이 흔들린 시점은 10점대 초반이었다. 11-6에서 전진선의 속공과 요스바니의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한국민의 속공은 범실이 되면서 11-9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흔들리던 KB손해보험의 중심을 잡은 선수는 황승빈과 우상조였다. 황승빈은 14-11에서 김우진을 상대로 단독 블로킹을 잡아냈고, 우상조는 16-12에서 신장호를 공략해 이날의 세 번째 서브 득점을 터뜨렸다. 삼성화재는 다시 추격의 흐름을 만들어야 했지만, 오히려 김정호가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더 크게 뒤처지고 말았다. 16-21에서는 이상욱마저 리시브가 무너지며 황경민에게 서브 득점을 내줬다. 주도권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KB손해보험은 24-19에서 비예나가 또 한 번 25점째를 책임지며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 KB손해보험 23 : 25 삼성화재 – 가장 치열했던 세트
[주요 기록]

삼성화재 요스바니: OH -> OP로 포지션 변경, 24-23에서 득점

3세트까지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섰던 요스바니는 4세트 들어 포지션을 아포짓으로 옮겼고, 초반부터 화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김정호의 서브 득점과 요스바니의 다이렉트 공격까지 터진 삼성화재는 9-6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와 한국민의 공격으로 추격을 시도했지만 두 선수의 공격이 모두 범실이 되면서 점수 차는 오히려 7-12까지 벌어졌다. KB손해보험은 세트 중반 맹추격에 나섰다. 10-14에서 요스바니의 백어택이 포 히트가 됐고, 이후 우상조가 김정호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여기에 백광현의 원 핸드 디그가 그대로 넘어가 삼성화재의 코트에 떨어지는 행운까지 따르며 1점 차까지 격차를 좁혔다.


14-15에서 요스바니의 서브가 범실이 되며 동점까지 도달한 KB손해보험은 분위기를 살리면서 역으로 삼성화재를 압박했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요스바니를 앞세워 역전까지는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치열한 1점 승부가 계속된 가운데 한국민과 요스바니의 서브 범실로 양 팀은 20점에도 나란히 도착했고, 20점대 이후에도 1점 승부는 이어졌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쪽은 삼성화재였다. 24-23에서 김정호의 좋은 서브로 찾아온 기회를 요스바니가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5세트 KB손해보험 11 : 15 삼성화재 – 처절한 승부의 마침표
[주요 기록]

KB손해보험 우상조-비예나: 3-3에서 연속 블로킹 합작
삼성화재 김정호: 11-11에서 4연속 서브

운명의 5세트에서 먼저 앞서간 쪽은 삼성화재였다. 2-1에서 김우진이 홍상혁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상조가 날아올랐다. 3-3에서 김정호의 파이프를 단독 블로킹으로 가로막으며 포효했다. 여기에 비예나까지 요스바니를 상대로 블로킹을 잡아낸 KB손해보험은 금세 경기의 분위기를 다시 장악했다.

삼성화재는 다시 반격에 나섰다. 5-6에서 비예나의 백어택을 김우진이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1점 승부를 또 한 번 벌였다. KB손해보험이 1점 앞서가면 삼성화재가 곧바로 따라붙었다. 그러던 중 삼성화재가 역전에 성공했다. 8-9에서 요스바니가 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그러자 KB손해보험도 9-10에서 비예나가 공격과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재역전을 만들었다. 이토록 처절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선수는 김정호였다. 11-11에서 폭발적인 서브로 KB손해보험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매치 포인트까지 팀의 연속 득점을 이끌었고, 14-11에서는 결정적인 디그로 요스바니의 득점에 기여하며 막판을 지배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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