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터→리베로로 태극마크 단 여광우, 아빠 여오현이 웃는다
- 남자프로배구 / 천안/이보미 / 2023-07-31 15:20:09
‘살아있는 레전드’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의 아들도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빠 여오현이 미소를 짓고 있다.
1978년생 여오현은 2005년 출범된 V-리그 원년 멤버다. 2023-2024시즌에도 V-리그 무대에 오르는 여오현. 2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여오현이 갖고 있는 역대 통산 기록은 대부분 1위다. 그의 독보적인 행보는 눈길을 끈다. 603경기로 가장 많은 출전 경기 수와 함께 역대 통산 디그 1위(5201개), 리시브정확 1위(7921개), 수비 1위(13122개)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가 ‘살아있는 레전드’라고 불리는 이유다.
새로운 시즌을 앞둔 여오현에게 가슴 뛰는 일이 또 생겼다. 그의 아들 여광우(송산고)가 U19 대표팀에 발탁된 것이다. 당초 세터 포지션이었던 여광우는 리베로로 전향을 했고, 2일부터 11일까지 아르헨티나 산후안에서 열리는 U19 세계선수권대회 대표팀 12인 명단에 포함됐다.
175cm 여광우는 송산고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강승일(대한항공)과 함께 U19 대표팀 리베로로 뽑혔다.
여오현은 아들 이야기에 “운이 좋았다. 올해 2월부터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꿨다. 운동 센스가 있는 것 같다. 좀 더 열심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소에 잔소리를 하는 편은 아니다. 기본적인 부분만 말한다. 인사성 그리고 경기 중에는 열심히 소리를 지르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래도 아르헨티나 비행이 긴 시간이다보니, 가기 전에 짐 싸면서 하루에 2, 3번이나 연락이 왔던 것 같다. 배구화, 유니폼만 챙기라고 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여오현의 첫 대표팀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이었다. 이에 “아들이 나보다 낫다. 아들도 이번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들어갔다. 나보다 더 빠르다”며 “또 국제대회 가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진심 어린 조언도 전했다.
여오현은 여전히 V-리그에서 건재함을 드러내고 있다. 아들과 함께 V-리그 무대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내가 싫다. 더군다나 같은 포지션이 됐다. 아들이 그것도 못하냐고 말하면 화가 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나란히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아빠와 아들이다. 여오현의 웃음 뒤에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_천안/이보미 기자, 더스파이크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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